[권희용 칼럼] ‘초이노믹스’의 미래

권희용

nw2030@naver.com | 2014-10-24 11:05:57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6, 70년대의 경제흐름을 좌우했던 실체는 역시 물동량의 이동이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얼마만큼 어느 지역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재화의 움직임과 함께 경제발전 여부를 알 수 있었다.

소비량에 따라 경제규모가 드러나고 소비자의 부의 정도를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굴뚝산업이 지배하던 시대의 경제흐름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발전한 경제시대가 이제는 물동량의 이동보다는 서비스에 불과했던 금융 산업에 의해 세계경제가 명운을 내맡기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금용전쟁이라고 한 만큼 세계는 금리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국과 타국의 금리변동을 어떻게 파악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나라의 판세가 달라지는 세상이다.

원자재를 사들여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벌여 판매고를 올리는 과정에서도 금리변동은 매우 중요한 거래조건이 된다. 아무리 제품이 좋고 시장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내외의 금용사정이 부합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초이노믹스로 일컫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라살림을 맡은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7월 16일, 국정상황은 세월호 침몰로 모든 게 난국 그 자체였다.

벼슬도 태평성대에 올라야 빛이 나는 법이라고 했다. 그런 차원에서 최 장관의 등용은 참 어려운 시국에 큰 짐을 지게 된 셈이다. 가뜩이나 세월호 사건으로 소비심리가 가라앉아있던 때라 엔간한 처방으로는 민생을 부추길만한 게 없어 보였던 터였다.

그런 그가 처음 내놓은 정책은 돈을 풀어 민생경제를 북돋겠다는 것 이었다. 그럴듯한 처방이었다. 그 외엔 달리 어려운 민생을 달랠 요량도 없었다. 그리고 각계에 호소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여야의 각성을 부추겼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경제 관련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지난 시절 우리경제를 견인했던 부동산경기를 북돋기 위해 관련 규제도 풀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 등도 완화해서 부동산 경기를 부추기는 한편 서비스업종 육성방안과 여성고용과 일자리 시간선택제 등을 통해 구조개혁도 모색했다.

최 장관이 취임 후 쏟아낸 정책은 14주간동안 13개에 이른다. 1주일에 1개씩이다. 대부분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으로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한 경제의 경착륙을 방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때마침 그동안 악재로 꼽혔던 엔화의 하락이라는 기회를 활용해서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구하는 엔저대응 및 활용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상가의 권리금을 법테두리 내에서 새로운 대책을 제시했다.

게다가 최 장관이 직접 민생현장을 돌아보는 등 몸으로 보여주는 정치적 감성도 보여줘 정책이 미처 해내지 못하는 구석을 채웠다는 평가도 있다. 그 결과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자산시장은 그런대로 온기가 돌았다는 반응이다. 주식시장도 붐볐다. 코스피 지수도 2,000선을 넘었다. 초이노믹스 효과였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10월에 접어들면서 반전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과 국내기업의 실적부진 등 복합적인 대내외변수가 결국 코스피를 1,900선으로 끌어내렸다.

물론 개중에는 내수경기를 미약하나마 아직도 끌어당기고 있는 정책도 있다. 부동산정책이 그래도 기운을 내고 있다. 민생경제 심리도 올라가길 밖에 없다는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0일간의 실적이라면 실적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초이노믹스의 목표치에 닿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세 가지를 내놓고 있다. 그 첫째가 역시 금융부문이다. 원화나 엔 환율의 안정화가 문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돈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 세 번째로는 국회가 경제 관련법을 제때에 통과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미래가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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