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친박 금융권 수장들의 말로는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5-10 09:45:46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수장의 교체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최근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수장이 4년 만에 막 내린 박근혜 정권과 명운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한 발언인 셈이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박들로 분류되는 국내 금융권 수장의 교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친박계 수장들이 차기 정권 출범이후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 출범 후 금융권 주요 수장 자리는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사실상 그들만의 이권 나눠먹기로 전략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10월 선임돼 오는 2019년 9월 임기가 끝나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바 있어 친박이란 꼬리표가 늘 붙어 다닌다.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며 금융비선으로 활동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 이사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논란이 크게 일었고 올 초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특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사퇴압박을 받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기만료 시점이 내년 3월까지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앞서 MB정권(이명박)에서 기획재정부 제1차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금융권에선 새 정권 출범 시 가계부채 폭등과 대우조선해양 부실사태 등의 이유를 들어 임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금융권 내 박근혜 후보지지 선언을 주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TK(대구·경북) 친박 인사라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임기보장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불명예스럽게 정권을 마무리한데다 대우조선해양 추가 혈세투입 문제까지 감안하면 그의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새 정부에서 외풍을 잠재우기 위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도 이 회장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친박이라는 후광을 등에 업으며 자질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낙하산인사의 인선이라는 비난여론 속에서도 꿋꿋했던 금융권의 친박들. 새 정권이 들어서는 이때 생존을 위한 이들의 또 다른 전략은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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