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례적인 ‘통상임금’ 판결...판례상황 향방 ‘촉각’
기보 통상임금 판결 근로자 편..기업銀 3심·금감원 2심 ‘주목’
‘통상임금’의 재직자 고정성 기준에 관한 법원 해석 엇갈려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7-23 17:32:27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금융권의 재직자 조건이 붙은 정기 고정급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흔들리는 판결이 나오면서 업계 안팎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판례 향방이 노동자 편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가하면 재직자만 주는 상여금도 임금이냐 아니냐에서의 통상임금 ‘고정성’ 해석이 법원마다 달라 업계의 혼란만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 기술보증기금 통상임금 2심 판결에서 대법원이 근로자 손을 들어주면서 통상임금을 판결을 앞두고 있는 다른 타 금융기관 관련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고법 38민사부(재판장 박영재)는 당시 기술보증기금 노동자 900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기본성과연봉과 내부평가성과연봉 중 최소 보장 부분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기보는 퇴직자 등 근로자에게 총 30억원의 임금뿐만 아니라 지연이자 16억원(2021년 기준)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6월 4일 상고를 확정했다.
기보에 이어 통상임금 소송 판결을 앞둔 금융기관은 IBK기업은행·금융감독원 등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소송의 핵심은 재직요건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 근로수당과 연차휴가 근로수당, 퇴직금을 재산정하고 차액만큼을 추가 지급하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2014년 소송을 낸 후 5년 동안 재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5월 16일 당초 선고일을 계획했던 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하루 전날 돌연 선고일을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은 선고기일을 연기한 이유로 “추가 검토를 위해서”라고 밝힌 상태이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2013년 이후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재판부가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법원은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토대로 재직요건부 정기 상여금은 당연히 지급된다고 예정된 것이라 볼 수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
기업은행은 앞서 1심에서는 재직중이라는 요건이 붙었다는 이유로 임금의 고정성이 탈락돼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는 지급일 이전에 퇴직하거나 휴직해 상여금을 받을 수 없다면 고정적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금융감독원의 통상임금 판결은 앞서 지난 12일 대법원은 “ ‘재직조건부 상여금’은 인정안한다”며 금감원 직원들의 일부 승소만 판결했다. 재판의 쟁점은 격월로 1년에 여섯 차례, 기본급의 600%를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2015년 이후 분에 한해서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그 이전 분은 정기상여에 ‘상여 지급 당일 재직자에게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통상임금 요건 중 ‘고정성’을 충족시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현재 금감원은 1심에 불복한 부분에 대한 항소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항소심 절차는 선고일로부터 1주일~2주일 내에 항소장을 제출할 수 있다.
금감원노조는 “항소심을 사측에서 제출하게 되면 8월 초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기업은행 최종 판결 상황에 따라 우리(금감원) 통상임금 소송 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 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금융권 통상임금 판결 상황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2013년 대법원 합의체에 의해 판결을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그간 세월이 지나면서 법리상황도 바뀜에 따라 통상임금에 대해서도 이례적인 판례가 나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기덕 새날 노동법률 변호사는 “대법원은 판결을 하더라도 법리를 인용하면서 엄격하게 판단을 한다”면서 “현재 금융권의 통상임금 관련해 엇갈리는 판결 같은 경우는 기존(2013년 대법원 합의체)가 처음 적용했던 해석과 ‘고정성’에 대한 부분으로 인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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