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협력업체 기술 빼돌린 ‘현대중공업’에 역대 최고 과징금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억7000만원 부과
현대중공업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한 것”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0-07-26 23:05:32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현대중공업이 협력업체의 기술을 빼앗아 다른 업체에 넘긴 후 거래를 중단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고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해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9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 검찰의 요청에 따라 현대중공업 법인과 임직원 고발 조치는 이미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여 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하도급 업체 A사와 함께 현대중공업이 2000년 개발한 디젤 엔진에 쓰이는 피스톤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A사는 1975년 설립된 엔진, 철도기관차, 발전소 엔진 분야 전문 기업으로 독일 Mahle, 독일 Kolbenschmidt와 함께 세계 피스톤 3대 메이커 중 하나다. 또한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피스톤 국산화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A사 몰래 제3업체인 B사에게 피스톤 제작을 요청했으며 원활한 제작을 위해 A사의 기술자료를 B사에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A사에 법정 서면도 교부하지 않고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사에게 단가 인하 압력을 가해 3개월 동안 약 11%의 단가를 인하하기도 했으며 피스톤 생산 이원화 완료 이후 1년 뒤인 2017년 A사와 일방적으로 거래를 단절하고 거래처를 B사로 옮겼다.
현대중공업은 기술 유출과 관련해 “B사에 제공한 자료는 자사가 제공한 사양을 재배열한 것에 불과하다”며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B사에 제공한 기술자료에는 사양 이외에도 A사의 기술(공정순서, 품질 관리를 위한 공정관리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으며 A사에는 빈 양식을 보내면서 자료 작성을 요청한 반면 B사에는 A사가 관련 내용을 모두 기입한 기술자료를 보냈다. 아울러 동일한 오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A사는 이 사건을 경찰과 공정위에 신고했으며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에 대한 고발을 공정위에 요청했다. 공정위 고발이 이뤄진 뒤 검찰은 일부 불기소, 일부 약식기소했으나 현대중공업이 이에 불복해 현재 재판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기술유용 행위 감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