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입직원 채용 외주화 확산...“공정성 의문”의견 분분

하반기 신입채용 2400명 예상..블라인드 및 NCS채용 유지
일각서, “객관성 확보도 좋지만, 전문외주 선정 기준 필요”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9-23 18:38:07

은행권 하반기 공채시즌이 본격화 됐다.[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은행들이 2019년 하반기 신입 채용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가운데 채용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을 높이기 위해 채용과정의 외주화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이나 금융당국 및 은행 전현직 임원의 추천 등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만큼 채용 절차를 외주화해 이를 근절하자는 취지다.


은행들은 과거 채용비리로 이후 채용절차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은행권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주요 전형을 외부업체에 위탁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으로 민영금융기관 은행들이 공기업처럼 채용 외주화를 두는 것과 관련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은행권 채용 외주 위탁 부분이 되레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신입모집이 한창이다. 은행들은 상반기 희망퇴직을 단행한 만큼 하반기에는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는 하반기 신입채용을 늘린다 해도 작년보다 적거나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일자리정책 확대에도 은행의 디지털 업무변화·희망퇴직을 미리 단행했던 부분이 인력구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1780여명 규모의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달 초 원서접수를 마감했고 KEB하나와 우리, 그리고 신한은행은 현재 접수 중이다. 현재 모집을 앞둔 농협은행까지 포함하면 하반기 6대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는 2400여 명, 지역은행까지 합치면 3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들은 이번 채용의 특징은 작년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주요 전형부터 최종면접까지 외부업체에 위탁한 점이 눈에 띈다.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블라인드 및 NCS채용은 그대로 유지된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은행연합회에서 제시한 모범규준에 따라, 필기전형 100% 외주화, 면접전형 50% 이상 외부위원 참여 등 주요 전형을 외부업체에 위탁했다.


그러나 이처럼 채용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채용 외주화 작업’이 되레 ‘공정성’에 침해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작년 한 시중은행에서 채용필기시험을 외주업체에 맡기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동일한 문제가 발견되는 사고가 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 실시된 A은행 공채 필기시험시에는 NCS평가와 상식평가 등 문제출제 가운데 시중 문제집에 나온 10문제를 그대로 출제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B은행의 필기시험 부정행위가 잇달아 터져 감독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같은해 5월 치러진 A은행 필기시험에서는 입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응시생을 받아주고, 제한시간을 넘긴 응시생의 답안지도 받아주는 등 시험 관리 감독에 있어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은행들이 채용 외주화를 둔 것과 관련해 표면적으로는 채용에 대한 투명성 절차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 채용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양상이라는 부정적 반응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 확보라는 취지는 좋지만 외주화에 맡기려면 전문성을 검증해야 한다”면서 “작년처럼 필기시험을 외주로 두면서 문제가 발생됐을 경우에는 이를 책임져야 하는 기준이나 경계를 분명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과 같은 사기업이 공기업처럼 공무원처럼 인원 채용한다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채용외주화가 확산되면 고시처럼 시험을 치러야 하는 부분 때문에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인재 영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채용의 핵심은 직무 능력 위주의 인재를 고루 뽑는 것인데, 은행들이 지금처럼 채용비리로 인한 사태로 발이 묶여 정부의 눈치에 따라 공기업처럼 인재를 영입했을 경우에는 채용절차의 다양성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채용 외주를 발주하는 은행들은 외주업체를 둘 때 전문성과 비용을 고려해 대행업체를 선정할 필요가 있으며, 또 정부는 사기업에 대한 평가 지표를 노동자 안전성과 고용 안정 중심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자유 책임화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은행들은 하반기 채용절차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채용에 외주화를 두면서 객관성도 확보하기 위해 면접관 및 시험 감독관도 기존보다 인원을 늘려 실제 필기시험을 치룰시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개별 은행 특성에 맞춘 인재 영입을 고려 중”이라며 “작년 사고를 발판삼아 외주화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