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덮친 항공업계 ‘감원 칼바람’…제재 풀린 진에어는 ‘숨통’
무급 휴직·임금체불 이어 계약 해지 통보 ‘울상’
진에어, 조현민 ‘물컵갑질’ 이후 20개월 만
신규노선 허가·항공기 등록 등
김동현
coji11@naver.com | 2020-03-31 11:00:44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셧다운’ 위기에 처하며 임금 반납, 유·무급 휴직에 이어 ‘감원 칼바람’이 불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내달 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수습 부기장은 통상 큰 결격 사유가 없으면 수습 기간 비행 훈련을 마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만, 이번에는 회사의 경영 사정 악화로 부득이하게 계약이 해지된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추후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이들을 우선 고용하겠다는 대표이사 명의의 안내서를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부터 한 달간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는 40%만 지급한 데 이어 이달에는 아예 급여 지급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한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감원 사태가 확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인턴·수습 등 비정규직 직원들의 고용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직원을 신규 채용한 뒤 짧게는 8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인턴 등의 비정규직 기간을 거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이달 초 2년차 이상의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희망 휴직을 받은 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단기 휴직 신청 대상 범위를 인턴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승무원으로 확대했다. 대한항공이 인턴까지 무급휴직 대상에 포함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재 무급휴직을 시행 중인 타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이 같은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진에어·이스타항공은 내달 인턴 승무원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코로나발 생존 위기에 ‘숨통’
반면 코로나발 생존 위기에 그나마 숨통이 트인 업체도 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이른바 ‘물컵갑질’로 인해 행정제재를 받은 진에어가 20개월만에 해당 제재에서 벗어나게 된 것.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재 처분 자문위원회를 열고 진에어에 내렸던 제재를 해제했다. 이에 진에어는 ▲신규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등 그간 제재 때문에 제한을 받았던 업무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정규 국제 노선이 대부분 막힌 만큼 부정기편 운항 재개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8년 대한항공 일가의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과 조 전무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불법으로 등기임원에 재직했던 점 등을 이유로 같은 해 8월 제재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고용 불안정 및 소액주주 피해 등 부정적 파급효과를 막기 위해 면허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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