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항공업계, 급여 반납으로 자구책 마련.."업계가 겪어본 적 없는 초유의 사태"
대한항공,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 50%, 전무급 40%, 상무급 30% 월 급여 반납
아시아나, 4월부터 50% 인력으로 운영...4월 조직장 포함 전 직원 무급휴직 15일 이상 실시, 임원 급여 60% 반납
최봉석
bstaiji@sateconomy.co.kr | 2020-03-25 10:20:47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존폐위기에 내몰린 항공업체가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대부분의 하늘길이 막혀 고사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 급여를 정상적으로 받는 것 자체가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 일단 임원 급여 반납 규모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 홍콩 시위 사태 등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던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꽉 막히면서 퇴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데, 업계가 겪어본 적이 없는 초유의 사태가 지속되고 결국 임원 급여 반납 정도로 악화일변도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대형 항공사 소속 임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에 따라 급여 반납을 시작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이날 다음 달부터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와 별도로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에 더해, 추가적인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및 실무 태스크포스(T/F, Task Force)를 만드는 등 전사적 대응체제를 구축해 사안별, 시점별로 세부 대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항공화물을 수송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한 영업활동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번 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생존을 위한 특단의 자구책을 실시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직원들은 다음 달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모든 직원이 최소 10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했던 지난 달보다 더욱 강화된 조치로, 휴직 대상도 조직장까지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임원들은 급여 10%를 추가 반납해 총 60%를 반납한다. 또한 지난 16일부터 운항이 중단된 A380(6대 보유) 운항승무원들은 고용유지조치의 일환으로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여객 노선이 약 85% 축소(공급좌석 기준)되고 4월 예약율도 전년대비 -90% 수준이다. 최소70% 이상 수준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전 직원 무급 휴직 확대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현재로서는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가 향후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말부터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19 대책본부’를 가동해 일원화된 의사결정 체제 구축으로 직원과 고객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또한, 2월에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모든 임원 일괄사표 제출, 임원/조직장 급여 반납(사장 40%, 임원 30%, 조직장 20%)의 조치를 했으며, 3월에는 이를 더욱 확대해 임원/조직장 급여 반납률을 확대(사장 100%, 임원 50%, 조직장 30%)한 바 있다.
급여를 아예 지급하지 못한 항공사도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4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결국 25일로 예정됐던 급여 지급도 미루게 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기재를 조기 반납하는 등 자구책 강도를 더 높이기로 해 향후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이스타항공은 지난달에도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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