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제주·이스타항공 M&A…“파기냐, 성사냐” 업계 촉각

15일 선결조건 이행 마감시한
M&A 성사 여부, 여전히 ‘안갯속’

김동현

coji11@naver.com | 2020-07-15 15:27:32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M&A 계약과 관련된 선행조건 이행을 촉구한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제주항공은 이날 내부적으로 회의를 열고 이스타항공 인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합병(M&A)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 반납, 리스사 비용 감면 등 1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 감축에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제주항공이 대승적 결단을 내릴지, 계약 파기 수순을 밟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M&A 계약과 관련된 선행조건 이행을 촉구한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제주항공은 이날 내부적으로 회의를 열고 이스타항공 인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스타항공이 이날까지 250억원가량의 체불 임금을 포함한 1700억 원대의 미지급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제주항공이 오는 16일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낼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이 “마감 시한이 됐다고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한 만큼 당장 계약을 파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시 정부에서 지원받기로 한 1700억원 외에 추가 금융·정책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고용노동부와의 면담에서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다소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며 “정부의 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제주항공 역시 직격탄을 맞은 데다 1700억원의 인수 금융으로는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스타항공은 리스사·정유업체 등을 대상으로 미지급금을 줄여달라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유업계 역시 1분기에만 4조4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 상황이어서 이스타항공의 탕감 요청을 받아들이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전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고용 유지를 전제로 임금 반납에 동의한다고 밝히는 등 직원들이 임금 반납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는 했지만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을 해소해도 (이스타항공의) 전체 미지급금의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토부에 이어 노동부까지 중재에 나서면서 제주항공의 고민이 한층 더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을 파기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되고 1600명의 실직자가 나오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다가 양사가 동반 부실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이배 제주항공 신임 사장을 포함한 제주항공 직원들도 경영 악화 등을 우려해 인수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인수 여부를 놓고 고민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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