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이것이 인간인가

'제거되지 않고' 남은 자들의 목표는 단 하나, '살아 이 곳을 탈출해야 한다'

이호영

eesoar@dreamwiz.com | 2007-01-19 00:00:00

2차 대전은 인류에게 많은 상처를 줬지만 인류는 뼈저린 깨달음도 얻었다.

독일 최대의 강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 수용소. 이 책은 홀로코스트의 심장부에서 느꼈을 공포와 동료가 인간 이하의 삶의 모습으로 타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유대계 이탈리아인 프리모 레비의 1943년 12월부터 약 10개월간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수용소에서 '헛된' 노동으로 삶을 소진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레비는 살아남아 체험한 것을 알리겠노라는 의지로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

극한의 폭력 끝에서 직면한 인간의 존엄성이 타락하는 과정을 생생히, 그리고 그만의 특유의 위트로 드러내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두세 개의 에피소드와 등장인물 묘사를 통해 전개하면서 프리모 레비가 들려주는 수용소의 삶은 미래도 희망도 없는 좀비들의 삶이다.

동지애는 소멸된 채 오직 필요한 품목 수급을 위해, 집단화된 생존의 욕구를 위해 절도와 사기로 지하경제가 형성되고, 이렇게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은 목숨을 이어간다.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돌베개,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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