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스마트 오더 4월 초 시행... 주류 배달 불허 반쪽짜리 개정안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0-03-12 15:16:50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오는 4월 3일부터 시행되는 ‘주류 스마트 오더’로 스마트폰 앱 등 온라인으로 주류를 먼저 주문한 뒤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주류 배달이 허용되지 않아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적극행정 지원위원회’를 열어 주류 소매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오더’ 통신판매를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국세청은 스마트오더에 대해 최근 IT 기술 발전으로 재화·서비스 분야의 구매 방식 변화에 따라 주류 판매 관련 규제도 재고해야 한다는 각계 건의가 있어 허용 여부를 검토했고,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월 3일부터 음식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주류 소매업자는 별도의 승인 없이 소비자에게 휴대전화 앱 등을 이용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식당에서 음식 포장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이제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할 때 음식뿐만 아니라 술도 결제했다가 식당에서 음식과 술을 함께 받아 가는 방식으로 스타벅스의 온라인 사전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와 비슷하다.


음식과 달리 그동안 술은 온라인 주문이나 결제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새 개정안에 따라 ‘스마트 오더’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 편의점, 마트 등의 술 재고 관리가 수월해지고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프로모션이나 마케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주류 배달’은 여전히 불법이어서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지적이다.


스마트 오더 방식은 온라인 주문자의 직접 매장 방문과 대면(對面) 수령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통신수단을 이용한 주류 배달 판매가 허용된 것은 아니라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주류의 경우 국민건강이나 청소년 영향 등을 고려해 대면 판매를 원칙으로 스마트 오더 등 통신판매를 엄격히 금지해왔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전화로 사전예약을 통해 술을 주문해 상품을 찾아올 수 있는데, 굳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주문 및 결제를 하고 매장에 갈 필요가 있느냐”며 “주류 통신 판매의 핵심인 ‘배달 허용’이 빠진 이번 개정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혼술’, ‘집술’ 문화가 퍼지면서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술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스마트 오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앱을 통해 술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이미 실시하고 있었지만, 결제는 현장에서 이뤄져야 해서 ‘노쇼’를 하는 고객이 생기면 재고 관리에 차질을 빚었다”면서 “이제는 앱으로 주문과 동시에 결제까지 할 수 있게 돼 매장별 재고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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