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헌기자의 브랜드열전-③] 인물의 ‘캐논’ vs 풍경의 ‘니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카메라 브랜드는?

김세헌

betterman89@gmail.com | 2013-10-21 11:32:26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국내 DSLR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캐논).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니콘이미징코리아(니콘). 국내 카메라 시장은 이 두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캐논의 선두 질주는 지난 2011년 동일본 지진이 발생하면서 흔들렸다. 캐논이 지진여파를 겪는 사이 니콘이 국내 DSLR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캐논이 대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카메라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반면 니콘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이후 두 브랜드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급형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캐논, 최고의 광학기술로 소비자 만족 이끌어내 ‘호평’

일반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DLSR 브랜드 선호도는 캐논이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캐논은 과거 ‘우리 가족 첫 번째 DSLR’이라는 광고 콘셉트로 가족 대상 카메라임을 강조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텔레비전 광고 역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주제였다. 회전형 클리어뷰 LCD를 장착해 눈높이가 다른 아이들까지 편하게 찍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가족 대상 광고가 소비자의 눈을 한데 모았다는 평가다.

사실 그동안 DLSR의 소비층은 기계에 익숙한 남성층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캐논은 DSLR의 시장 폭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소비층을 발굴해야 한다고 생각, 결혼 직후 카메라를 장만하려는 가족을 타깃으로 삼았던 것이다.

캐논은 2010년 ‘DSLR이 어렵지 않다’, ‘당신은 이미 DSLR보다 더 어려운 것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등의 카피로 ‘DSLR은 쉽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최근 광고에도 DSLR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인물 중심의 카메라라는 것을 한층 더 드러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꼽는 캐논의 강점은 ‘인물사진’으로 모아진다. 캐논은 화려한 색감으로 유명한데 이는 인물사진을 찍을 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니콘의 사실적이며 차가운 색감은 인물사진과는 잘 맞지 않는다”며 “초보 DSLR 이용자들에게는 캐논이 더 맞는 것 같다”고 한목소리를 낼 정도다.

캐논은 지난해 엔트리급에서 풀프레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들에서 폭 넓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엔트리급 DSLR 카메라 라인업의 600D와 650D가 지난 한 해 동안 누적 16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니콘, 다양한 라인업과 마케팅 활동으로 캐논 맹추격

올해 한국시장 진출 7주년을 맞은 니콘은 DSLR 시장 1위 석권을 목표로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 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을 근소한 차이로 추격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점유율 차이가 크게 벌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캐논의 점유율은 60%에 근접한 데 반해 니콘의 점유율은 30~35%에 달하는 정도다.

니콘은 과거 ‘전문가용DSLR’로 자리잡은 이미지 때문에 더 많은 소비자를 잡지 못했다고 판단, 최근 젊은 소비자들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1년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젊은 층을 노린 대대적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이전 니콘 TV CF가 ‘NIKON Reality’라는 콘셉트였다면, 당시 CF모델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전체 연예인들을 발탁, ‘젊은 니콘’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을 세워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니콘 카메라는 캐논과 비교해 밝은 색감을 제공하진 않지만 사실적인 색감과 강한 콘트라스트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반해 ‘니콘의 축복’이라 불리는 플래시 시스템도 돋보이나 풍경사진 보다 인물사진을 중심으로 찍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니콘은 올해 초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의 점유율 순위에서 니콘의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은 전체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26%를 차지해 1위에 올라섰던 것이다.

이는 DSLR 카메라 점유율에서 선두 캐논과 한 자리 수까지 격차가 좁혀졌을 뿐만 아니라, 미러리스 카메라도 소니, 삼성 등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며 선전한 결과라는 평가다.

니콘이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해 일본 지진과 태국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빠르게 극복하며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풍부한 라인업의 제품을 출시한 데 기인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세헌 기자

브랜드Talk!
◇혹한에도 얼어붙지 않는 카메라
한국전쟁에서 빛을 발한 ‘사실주의’


세계 카메라시장에서 사실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니콘(Nikon)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90여 년 전인 19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도쿄계기제작소의 광학 부문과 이와키 유리 제조소의 반사경 부문을 통합하고 미쓰비시 합자 회사 사장인 이와사키 소미후토시의 출자로 일본광학공업 주시회사(이하 일본광학)를 설립한 것이 니콘의 시초다.

이후 일본광학은 쌍안경과 현미경을 제작하다 1932년에 카메라용 렌즈의 브랜드를 ‘니코르(Nikor)’라 명명하고 1946년 소형 카메라의 브랜드를 ‘니콘(Nikon)’으로 명명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1948년 최초의 135 포맷 필름카메라가 대중에게 선보였다.

1959년 니콘은 자사를 대표적인 카메라 제조사 반열에 올려주는 카메라를 출시하게 됐다. 바로 ‘니콘 F’다. 일안반사식 구조를 갖춘 이 카메라는 현재 SLR과 DSLR 카메라의 구조를 이루는 근간이 됐다. 특히 ‘F 시리즈’는 독일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카메라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직후 일본광학은 큰 기로에 놓이게 됐다. 주력 제품을 카메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게 됐지만, 당시 무명의 그늘에 있던 일본광학의 제품이 과연 카메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큰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때까지 일본광학은 현미경렌즈와 망원렌즈와 같은 주로 군수품을 많이 생산해 왔다. 앞서 언급된 바대로 브랜드 이름은 일본광학을 줄인 ‘닛코(日光)’나 렌즈 브랜드였던 ‘닛코르’를 쓰고 있었지만, 카메라 신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새 브랜드 이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당시엔 기술력이 부족해 카메라 명국인 독일로부터 8명의 기술자를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일본광학은 닛코라는 회사 이름에 당시 유행하던 독일 ‘칼 자이스’의 브랜드인 ‘IKON’을 합쳐 지금의 니콘(Niko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름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니콘이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올라선 계기는 1950년대 초 한국전쟁이었다. 당시 한겨울 압록강의 전투를 생생하게 묘사한 사진은 미국의 ‘라이프’지에만 실리면서 니콘의 위상을 한층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당시 종군 사진기자는 많았지만, 카메라가 영하 30도의 혹한에 얼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 촬영에 애를 먹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니콘 카메라를 쓴 라이프 기자의 입장은 달랐다. 혹한에 강했던 니콘 카메라(Nikon S)를 사용한 그의 사진은 유일하게 ‘생존’하며 현재도 니콘이 자랑하는 ‘사실주의’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니콘의 품질은 미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자연스럽게 인지도 역시 급속히 올라갔다. 니콘은 이를 디딤돌로 삼아 1953년 미국에 해외법인을 세우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돌입하게 됐다. 이후 니콘 브랜드를 결정적으로 정상에 올려놓은 것은 브랜드 대중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는 현재까지 ‘대중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전략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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