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제멋대로 신탁영업 법규위반...“금감원 제재”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9-08 15:05:16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신한·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탁업 금융회사가 고객 자산을 자산배분기준이 아닌, 제멋대로 신탁재산에 편입한 것으로 드러나 신탁업 판매 법규 위반으로 줄줄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게 됐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 이들 은행의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9월 은행·증권·보험 등 8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탁 영업 검사에 대한 제재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최근 신한·국민은행에 제재 조치안을 사전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중 이들 은행의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는 제재심 개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외 농협·기업은행은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제재심이 결정한 제재 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에서 확정한다. 제재 수위는 임직원 징계와 과태료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임직원 징계 외에도 과태료 처분도 가능하다”고 했다.
신탁은 금융자산, 부동산, 주식 등의 재산을 위탁받아 관리 운용해 수익을 내서 수탁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은행, 증권, 보험사 등이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신한, 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로 신탁 영업과 관련된 위법 사항이 적발됐다. 이들은 다수 고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탁상품을 홍보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신탁업 금융회사는 여러 신탁계약의 매매주문을 일괄해 처리하는 경우에는 신탁계약별 자산배분기준을 미리 정한 후 이에 따라 배분해야 한다. 적발된 은행들은 자산배분기준에 의하지 않고 신탁 재산에 편입했다.
또한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직접 운용 대상 상품을 지정해야 해 다수 일반 고객에게 특정 신탁상품을 홍보하는 것은 법규 위반이다.
이밖에도 금감원 검사결과, 판매 자격을 갖추지 않은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에게 파생결합증권을 편입하는 특정금전신탁을 권유하고 판매한 은행도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에게 신탁상품을 권유하면서 상품 위험요인 등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고, 사례와 금융회사가 신탁계약과 다르게 운용하거나 고객 운용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우도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신탁 잔액은 113조204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116조5853억원) 대비 14.3%(16조6194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탁 자금에 몰리는 이유로 최근 저금리 기조 등 시장불확실성에 따라 투자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탁을 활용해 자금을 운용하면 펀드와 달리 배당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27조8808억원으로 가장 많은 신탁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22조8051억원), 하나은행(20조2560억원), 우리은행(19조3230억원), 농협은행(15조3165억원), 기업은행(11조9539억원) 순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