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IMF 때보다 어렵다"...바람 앞의 등불 신세 고백

최봉석

bstaiji@sateconomy.co.kr | 2020-03-10 08:54:43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국내 대다수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가운데 업계 1위인 대한항공도 매출에 타격을 입으며 말 그대로 '바람 앞의 등불' 신세임을 인정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공급 감축에 따라 회사의 수익도 하락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라며 "더 심각한 것은 언제든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과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주간 운항횟수 920회의 80% 이상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운항 중단을 결정한 건 당분간 신종 코로나 사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 사장은 이와 관련 "회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공급을 약 18% 정도만 감축했다"며 "당시와 비교해보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심각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기홍 사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주기된 상태고, 2만 1천여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지만 필요한 업무량은 그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회사의 자구노력과 자발적인 휴가 소진 등으로 위기상황에 대처했으나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 사태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맞닥뜨린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로, 단순히 바닥이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을 가감없이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우 사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회사의 기본입장과 관련, "현재 상황이 회사나 구성원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임직원의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어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이 임직원의 협조를 구하게 될 경우에도 개인의 희생은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킬 예정"이라며 "저를 포함한 전 임원이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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