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그룹, 코로나19 확산에도 집단예배 강행...예배 참석 불만자 '퇴사' 압박 갑질 논란
사측 "오해 소지 사실과 달라"…"예배 강제성 없고 메일 일부에만 발송"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0-03-06 15:38:05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단체행사 자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견 패션기업인 신원그룹이 오프라인 사내예배 참석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회사 부사장이 ‘예배에 거부감이 있다면 퇴사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해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5일 신원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 '이 시국에 전직원 단체예배 신천지인줄'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게재자는 “이시국에 전직원이 강당에 모여서 다닥다닥 붙어서 단체로 예배하는건 뭡니까? 그것도 500명이상이…”라며 “종교 교회는 내 개인의 의사를 반영해 안 나갈수도 있지만 출근시간 이후로 하는거라 참석 안 할 수도 없고, 월급쟁이 볼모로 오너가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강요해도 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신원그룹의 예배는 매주 월요일 오전 8시 30분 회사 1층에서 600여 명 규모가 꽉 찬 상태로 진행된다.
문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800명을 넘나들던 지난달 24일 평일 오전 예배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당시 신천지와 일부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천주교, 불교, 기독교 등 종교계가 신자들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회장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위해 바이러스 감염 불안감에 떨고 있는 직원들의 건강을 볼모로 집단 예배를 강행했다.
사내 예배 강행에 대한 내부 불만이 나오자 회사 고위임원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낸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다.
이와 관련 신원그룹은 “오해에 따른 부분이 다소 있다”면서 “사실과 다르게 확대됐다”고 해명했다.
신원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자 선제적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시스템 준비가 미흡해 마지막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했다”며 “사측은 꾸준하게 전체 방역 작업을 진행했고 24일 예배 진행 당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온도를 측정하였으며, 손 소독 및 마스크 착용을 한 뒤 강당에 입장하는 조치를 한 후 예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예배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어 3월 3일 시점에 전 직원이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다”며.“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은 문제가 불거진 후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회사 차원에서는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측은 “예배 참석은 업무시간 내에 이루어지기에 업무가 있는 직원은 자율적으로 예배 참석을 결정한다”면서 “예배 참석 유무에 대한 확인은 별도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예배 참석에 불만이 있으면 퇴사 고려하라’고 보낸 메일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내졌던 메일이 아니다”라며 “임원 7명, 부장 2명 등 9명의 임원에 국한되어 발송된 개인적 메일로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당부가 주된 내용으로 퇴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은 전체 맥락을 고려했을 때 주된 내용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메일을 작성한 부사장은 회사 전체 공지사항을 공표하는 인사총무 담당 임원이 아니며 개인적인 독려를 포함해 사견을 담은 메일”이라며 “회사 관련 전체 공지사항은 개별 메일 발송이 아닌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서만 전사 임직원에게 공식적으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원그룹과 패션업계 안팎에서는 신원그룹이 예배 참석이 의무가 아니라고는 말하고 있지만 예배 시간에 인사총무팀이 순회하며 참석 여부를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측의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임원급인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특정 종교행사에 참여하도록 강요하고, 불만이 있다면 퇴사를 고려하라는 메일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갑질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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