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권 금리인하 경쟁 미흡...“신규인가보다 경쟁 촉진필요”
금융당국, ‘여신전문출장소, 사후보고제로 완화’ 추진..서민금융 활성화 제고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7-03 11:08:06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금융위원회의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에서 금융업권별 1년 동안 평가한 결과 상호저축은행산업이 금리인하 경쟁에서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신규인가 대신 금리경쟁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자문의견이 제시됐다.
앞서 2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이 같은 내용에 따르면 저축은행수가 2010년 6월말 105개에서 2015년 79개로 감소했으며 2015년 이후 계속해서 유지한 상태로 저축은행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급락한 상황에서 구조조정 과정이 이뤄졌을 때 영업정지된 30여개 저축은행이 제3자에게 인수되면서 저축은행 수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크게 침체되자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급증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대주주와 관련된 불법행위 등이 드러나 사회이슈화 되면서 저축은행의 신뢰도는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융위는 신규 저축은행 인가를 내주는 것은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금리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업권의 시장 집중도가 전반적으로 낮아 경쟁적인 시장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경쟁적인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출 금리 인하 등 소비자 편익 제고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저축은행 업권의 대출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는 지난해 말 기준 349로 경쟁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HHI는 특정 시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의 시장 점유율을 제곱해 더한 값으로 시장 집중도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저축은행 업계 상위 3개 회사의 매출액 점유율도 23.6%로 경쟁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정위는 통상 이 비율이 75% 이상이면 소수의 거대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지배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정의한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도 다른 업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해 1분기 기준 1.18%,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53%로, 은행(ROA 0.6%, ROE 7.65%)보다 훨씬 높다.
이는 고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대출액이 같더라도 은행보다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는 의미다. 지난해 2월 정부는 법정 최고 금리를 인하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는 등 저축은행 업계의 금리 인하 경쟁은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 만족도 설문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충분한 대출 한도 등으로 저축은행을 선택했지만, 대출 금리에 가장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대출이용 고객 응답자의 61%, 예금이용 고객 응답자의 72%로 집계됐다.
또 저축은행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출이용 고객 응답자의 51%, 예금이용 고객 응답자의 49%가 그렇다고 응답해 만족도보다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역과 서민금융 기관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영업구역 내 여신전문출장소 설치규제 완화 등을 통해 지역 밀착형 영업을 유인한다면 영업구역 내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여신전문출장소는 금융위 인가가 필요하지만, 이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업권 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평가위원회의 정책적 제언을 바탕으로 업권의 경영 건전성과 금리 경쟁이 기반이 닦아질 때까지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위는 “금융위는 “현재는 저축은행 신규 인가가 바람직한 경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쟁 여건을 개선하고, 건전성 확보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총평했다.
이어 “영업구역 내 여신전문출장소 설치규제 완화 뿐 아니라 사잇돌대출 취급 과정에서 축적된 정보를 공유해 저축은행의 신용평가 역량을 제고하고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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