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과 힐링을 한 번에 … 머라피 화산 지프투어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10-22 18:59:39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박용우 객원기자]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휴식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보고 배우기 위해 떠나는 해외 연수에서도 여행은 항상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여행 이상의 배움을 찾기 힘든 까닭이다. 반면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 마니아’도 있고, 남들 다 가는 여행이니까 유행 따라 나서는 이들도 있다. 어학사전에서는 ‘여행’에 대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분명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그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포와 호기심의 공존, 화산
화산은 오랜 시간동안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 중 하나였다. 지진과 함께 화산 폭발은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가장 두려운 자연재해였고, 이는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심지어 시대를 지배했던 고대 문명이 사라진 미스터리에 대해서도 화산 폭발이 가장 큰 이유로 등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부근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해 폼페이 문명이 멸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산은 공포의 대상임인 동시에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여행지로 화산을 선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에는 네아 카메니와 팔레라 카메니를 돌아보는 화산섬 투어가 있고 세계 곳곳에서는 지하세계의 전설에 궁금함을 갖고 있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화산 관광이 준비되어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인도네시아는 400여개의 화산으로 이루어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산이 있는 나라다. ‘화산의 나라’로 통칭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브로모 화산, 킨타마니 화산 등 많은 화산을 대상으로 관광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족자가르타 지역에도 머라피 화산이 버티고 있다. 머라피 화산은 지난 2010년 폭발로 이 지역에 큰 피해를 가져왔던 활화산이다.
2010년 10월 말부터 발생했던 머라피 파산의 폭발은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지난 80년 이래 최악의 폭발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화산 폭발로 인핸 피해가 수습된 후부터는 오히려 이를 구경하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더 늘어났고 당국은 여행사를 통해 회산 관광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족자카르타의 대표적 화산, 머라피 화산
자바섬 족자카르타 지역에 위치한 머라피 화산은 해발 2914m의 활화산으로 일 년 내내 열구름을 뿜어내고 있다. 관광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지프 투어가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화산재 때문이다.

머라피 화산 투어도 공짜는 아니다. 입장료와 사고보험금을 포함해 3500루피아의 입장료를 내야된다. 우리 돈으로 약 300원에 해당하는 저렴한 금액이다. 지프 투어는 걸어서 산을 오르는 것보다 분명 편하고 신속한 투어를 위한 선택이지만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지나야 하는 관계로 안락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산을 향해 가는 길에서는 화산재를 뒤집어 쓴 건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년 전 발생했던 참사의 상흔이 아직 씻기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머라피 화산 주변 일대는 당시의 폭발로 인해 현재는 거주가 정상적으로 허가되는 지역이 아니다. 당시 사고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들은 정부에서 제공한 이주 지역으로 이주를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역에는 삶의 흔적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폭발로 잔인한 상흔을 남긴 화산이지만 소나 염소 등 가축들에게 먹일 꼴을 생산해주는 곳도 결국은 이곳 머라피 화산이다.

또한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화산 활동에 대비하기 위한 공사도 진행 중이다. 화산 폭발로 용암이 분출해 흘러내릴 경우 분출물이 흘러가는 길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사로 인해 머라피 화산을 향하는 길은 더욱 거칠고 험하다. 그나마 화산 투어를 위해 이어지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공사 차량들은 관광객의 동선과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머라피 화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MUSIUM SISA HARTAKU’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박물관이 있다. 4년전 폭발 사고 당시의 잔해들을 수거하여 만든 작은 박물관으로 안타까운 사고를 기억하고 잊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아픔의 상처를 그대로 간직한 곳
화산이 폭발하던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살았을 각종 생활 편이 도구와 함께,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그대로 생을 마감한 당시 동물들의 골격 잔해도 전시되어 있다. 미처 챙기지 못하고 남겨두었다가 열기에 타버리듯이 찢겨진 옷가지들은 화산 폭발의 엄청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첫 폭발이후 이어진 간헐적인 폭발 속에 가장 큰 폭발이 이어졌던 11월 5일에 멈춰있는 시계는 아픔의 흔적과 함께 자연의 거대한 힘에 굴복해야했던 그날에 대한 묵념을 오늘도 이어가는 중이다.

대자연의 숙연함과 모험을 통한 힐링
1년 내내 열기를 토해내고 있는 머라피 화산은 날씨가 맑은 날에는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구름을 멀리서도 관찰할 수 있다. 다만 머라피 화산 투어에서는 열구름을 분출해내는 뜨거운 마그마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마그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화산 정상까지 올라야 하지만 지프 투어는 일정한 장소에서 멈추게 되어있고 산 정상까지 향하지는 않는다. 또한 관광객의 안전을 고려하여 화산에서 이상 조짐이 감지될 때는 투어가 바로 중지된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화산이 마찬가지다.

지프차들은 과거 화산이 폭발하기 전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멈춘다. 이곳은 지프차를 통한 화산 투어에서 머라피 화산과 가장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지하 벙커가 있고 관광객이 직접 둘러볼 수 있게 되어있다. 이 벙커는 화산이 폭발했을 때를 대비해 사람들을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그러나 지난 2006년 화산 폭발 때는 대피가 늦었던 구조요원들이 이곳으로 피신했다고 오히려 목숨을 잃었다. 용암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자 했지만 두꺼운 철문도 그 뜨거운 열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벙커로서의 역할은 상실하고 이제는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의 끝에 이르면 과거 화산 폭발당시 마그마의 분출로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협곡은 볼 수 있다. 아무것도 흐르지 않고 있는 협곡은 마치 가뭄에 말라버린 강과 같은 느낌이다. 원래는 평지였던 곳이 용암이 흐르면서 땅을 녹아내리게 했고, 새로운 형태의 협곡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안타까운 희생과 함께 대자연의 위용과 그 앞에 한 없이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화산투어는 모험을 통한 숙연함을 느끼고 그 안에서 새로운 힐링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복합적 효과를 선물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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