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금융위기 우려 확산
리라화 폭락·잇단 금리 인상 경제성장 저해
이정현
wawa0398@naver.com | 2006-07-07 00:00:00
지난 2001년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한 터키가 최근 계속되는 리라화(貨) 폭락과 잇단 금리 인상으로 또 다시 금융위기를 맞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인플레이션 억제와 리라화 및 주가급락 방지를 위해 기준금리를 17.25%로 2.25%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일 1.75%포인트 인상에 이어 보름 만에 금리를 4%포인트나 올린 것으로, 향후 소비 위축과 경제성장 저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국가부채 증가와 수출입 불균형, 단기 차입금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등을 터키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요소로 지적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에 대해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가격변동률과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 등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주택시장과 내구재 소비 등의 분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터키내 투자가 위험하다는 판단하에 자산을 대량으로 매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금융위기 조짐은 외국인들의 투자 외면을 더욱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이번 상황을 지난 2001년 경제위기와 비교하며 리라화의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터키 경제가 5년 전과 같은 전면적인 위기로 치닫게 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1년 터키는 물가인상률이 70%에 달하고 200만명이 실직하는 등 1923년 공화국 수립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았으나 레셉 타입 에르도간 총리 집권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잘 활용하며 위기를 극복했었다.
현재 터키는 정치적 대립과 불안정성이 경제 회복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엇보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세속주의를 신봉하는 아흐메트 네스데트 세제르 대통령과 이슬람 근본주의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는 에르도간 총리 및 집권 여당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위기를 2001년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터키 경제가 5년 전과는 달리 구조적으로 안정된데다 무엇보다 미국이나 EU가 이슬람 세계의 가장 중요한 맹방인 터키의 경제적 불안정이 장기화되는 것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에 터키는 민주주의와 이슬람교가 공존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고, EU에게도 이슬람 세계와의 교량 역할을 할 주요 교역 파트너가 되고 있는 만큼 서방측의 지원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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