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석방 후 첫 공식일정…글로벌 경영 행보 나서
45일만에 공식일정 '유럽 출국'…'M&A 시계' 재가동되나<br>글로벌 파트너 만남…미국·중국 등 '인맥 챙기기' 나설 듯
여용준
dd0930@sateconomy.co.kr | 2018-03-26 14:13:12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5일 석방 후 46일만에 첫 공식일정으로 유럽 출장에 나섰다.
26일 재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신 성장동력 확보 및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만남을 위해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다가 지난달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이 부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보아오포럼, 삼성전자 이사회 등 굵직한 주요 일정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유럽으로 떠난 22일은 삼성 창립 80주년을 기념한 날이며 다음날인 23일은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날이었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주요 일정을 건너뛰고 유럽 출장에 나선 것과 관련, 재계는 앞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글로벌 자동차 전장기업인 하만을 80억 달러(약9조3700억 원)에 인수한 후 대형 M&A가 모두 멈춘 상태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 해에 7건의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킨 것은 물론 점유율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중국 비야디에도 5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플런티 1곳을 인수하는데 그쳤다.
반도체 ‘슈퍼 싸이클’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멈춘 것은 그룹에 '악재'일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경쟁기업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역시 갈 길이 바쁜 상태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에 역량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5G 통신장비와 AI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은 M&A 물색과 함께 그동안 멈춰버린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만남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이번 유럽 출장 일정에는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로 있었던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과의 미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멘스나 BMW, 폭스바겐, 발렌베리,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거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나 인사들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유럽 출장 이후에 미국과 중국의 비즈니스 파트너와도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부재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안정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벌여왔지만 총수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는 미뤄둔 상태였다”며 “이 부회장이 오너만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