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 늘리는 대형마트…이해 당사자는 '나 몰라라?'
마트노조 “직원은 고용불안, 고객은 사용불편...저렴하지도 않아”
사용자 통계조사는 ‘편리하고 빨라’...부정적 정서경험은 낮은 편
LG경제연구원, 기술의 일자리 대체는 불가피..."정책·제도 고민해야"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19-06-14 17:27:46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최근 이마트가 직원이 계산하는 일반계산대보다 무인셀프계산대가 더 많은 매장을 선보였다. 재개장 첫 날 마트노조는 이마트에 ‘고용불안’과 ‘고객에 셀프업무 전가’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의 주도하에 ‘무인셀프계산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해당사자의 갈등도 커지는 모양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내 무인셀프계산대는 홈플러스가 88개 매장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이마트 60여개점, 롯데마트 46개점 등 약 194개 매장에서 설치 운영되고 있다.
무인셀프 계산대는 일부 편의점부터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지난해와 올해 들어 대형마트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 재개장한 이마트 창동점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인원이 계산파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반계산대 직원 2명에 무인셀프계산대 안내 직원 4명~5명이 상주하는 방식이다.
대형마트 내 무인셀프계산대 증가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는 쪽은 마트근로자들이다. 이들이 소속된 노동조합 측은 ‘계산대 노동자 고용불안’, ‘디지털소외계층 불편’ 등을 들어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전수찬 위원장은 “셀프주유를 하면 가격이 저렴한데 이마트는 고객이 직접 계산한다고 더 싸게 주는 것도 아니고 고객이 왜 계산업무까지 떠맡아야 하는 것 인가”라며 “대량 구매 주고객층인 중장년층, 장애인, 노인은 안 받고 젊은 층만 고객으로 받겠다는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마트노조의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한 한 이마트 계산원은 “고객들이 무인계산대를 이용할 때 직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불편호소가 심하고 계산을 않고 그냥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에러가 잦고 가벼운 물건을 인식 못하거나 승인이 안 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사용자 입장에서 평가한 무인계산대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공존했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19세~6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비대면서비스’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인계산대 이용자들은 “편리하고 빠른 이용이 가능하나 뒷사람이 신경 쓰이고 결제 잘못될까봐 불안했다”고 평가했다.
‘무인계산대’서비스 이용 관련 응답으로는 편리하다(47.2%, 중복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빠른 이용가능 (41.4%), 쉽게 이용 (40.7%)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만 뒷사람이 신경 쓰였거나(38.2%), 주문 및 결제가 잘못될까 봐 불안했다(28%)는 부정적인 정서 경험 응답도 나왔다.
응답자 중 비대면 서비스 전반에 대한 선호도는 20대(42%)가 가장 높았으며 대면서비스는 50대의 선호도(27.2%)가 가장 높았다. 특히 대면서비스의 선호와 관련 그때그때 다르다(47.4%)는 응답이 다수로 나와 아직까지 무인계산대와 같은 비대면 서비스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한편 전문가는 무인계산대와 같은 '기술의 일자리 대체'는 향후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더 우세하다고 전망한다. 이에 대한 정책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진단’에 따르면 앞으로 인공지능이 비정형화된, 즉 반복적이지 않은 업무의 자동화도 대체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노동시장에서는 일자리의 43%가 자동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 명 중 1136만 명이 향후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화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건우 연구원은 “기술이 일자리에 미칠 영향은 비관적 시나리오 검토 필요성이 높다”면서도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노동시장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고민하는 것이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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