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음서제‘ 공기관 고용세습 파문...어디까지

교통공사發 채용비리 의혹, 다른 공공기관에도 속속 드러나<br>“정규직 전환, 엄정하고 동일한 잣대 필요” 시민들 이구동성

김사선

kss@sateconomy.co.kr | 2018-10-26 11:50:46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토요경제=김사선 기자]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으로 촉발된 공기업의 채용비리 의혹이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부정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추진한 첫번째로 과제로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 고용세습 논란으로 인해 그 취지가 빛바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부의 무리한 비정규직 전환 정책 자체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이 불거진 이후 유사 사례가 계속 발견되며 공공기관들의 채용비리 의혹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한국전력 자회사 중에는 전국의 전력 발전 설비를 유지·관리하는 한전KPS는 지난 4월 비정규직 240명의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직원 자녀 11명이 포함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정규직 전환자 1203명 중 41명이 임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국남동발전도 정규직 전환 추진자 중 재직자 친인척 7명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정규직 전환자 21명, 한국국토정보공사가 19명, 국립생태원 18명,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협력업체에서 채용한 16명이 직원 친인척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공공기관 고용세습 논란이 확산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불거진 “공공기관 고용승계 의혹에 대해 조사를 거쳐 엄벌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지난 23일 "고용승계 문제에 대해 엄중히 보고 있고 그러한 사안이 발견되면 엄벌에 처하겠다"면서 "우선 나와 있고, 제기된 것은 사실 조사를 확실히 한 후, 그 내용을 보고 조사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전수조사 진행 가능 여부 조차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시기나 방법, 대상도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할 경우 대상은 지방 공공기관을 포함해 300여곳이 넘을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4조)에 근거한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은 현재 총 338곳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전수 조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이 확산되면서 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당 등 야3당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압박했다. 반면 여당은 의혹만으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의 국정조사는 국회의원의 1/4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 승인을 받아 실시할 수 있어 국정조사계획서를 제출한 야3당만으로 원내 과반이 돼 본회의 승인도 가능하지만 여당의 동의 없이 국정조사가 제대로 실시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는 국정조사법은 특별위원회의 경우 교섭단체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구성할 것을 정하고 있어 원내 1당인 민주당이 반대하면 특위 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우는 공공기관 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 청와대 게시판에도 채용비리란 단어만 쳐도 천개가 넘는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고용시장은 물론 국가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의 무리한 비정규직 전환 정책 자체를 재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채용비리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 채용이든, 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엄정하고 동일한 잣대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의혹이 불거진 부분은 철저히 조사해서 진실을 밝히고 정규직 전환 절차도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절차에 비리의 여지가 존재한다면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또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정부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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