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미납추징금 논란

김우중 전 회장 체납액 22조9400억 징수해야

강수지

suji8771@sateconomy.co.kr | 2013-09-30 11:51:30

여론, ‘제2의 전두환추징법’ 제정 목소리 높아
김, 비난여론 뒤로 한 채 다시 베트남으로 떠나
정부, 일반인에 추징금 집행하는 ‘김우중법’ 입법예고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추징금 미납과 관련된 각종 논란을 매듭짓지 않고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베트남에서 입국했을 당시 ‘김우중법 입법예고’ 또는 ‘악화되는 자신의 상황에 대응하려고 온 것이다’는 등의 여론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떠난 것이다. 이와 관련, 법원에서는 종전과 달리 “추징금 환수를 위해 차명주식이 공매된 것과 관련해 공매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을 우선 납부해야 한다”고 판결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우중 전 회장은 지난 2002년 법원으로부터 추징금 23조300억 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아직까지 22조9469억 원(99.6%)을 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무원이 아닌 일반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2의 전두환추징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일반 범죄자들의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미납추징금 집행 범위를 넓히는 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전두환 일가 미납추징금 특별수사팀’ 팀장인 김형준 부장검사는 “과거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세우는 작업이다”고 소회했다.


◇‘김우중법’·‘포스트 전두환’을 뒤로 한 채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베트남에서 입국해 ‘김우중법 입법예고’, ‘악화되는 자신의 상황에 대응하려한다’는 등의 여론에 휩싸였다. 당시 김 전 회장의 입국 시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최근 정부가 공무원 외에 일반인에 대해서도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김우중법’을 입법예고해 김 전 회장이 ‘포스트 전두환’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랐다.

하지만 그의 측근들은 이 같은 여론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추석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귀국한 것일 뿐이다”며 “추징금 논란에 대해 정면 대응을 한다거나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측근도 “부인인 정희자 여사와 자녀가 서울 방배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명절을 맞아 휴식을 취하러 온 것으로 안다”며 “이미 최근에도 몇 차례 가족들을 만났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추징금에 대해 정면 반발하지는 못하겠지만, 사회적 매도 흐름엔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알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김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익명으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김 전 회장 등의 추징금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추징금으로 두 전직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선엽씨의 골프장 지분은 대우 사태 이전에 합법적 증여에 따라 이전된 것이며 베트남 호화 골프장 보유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는 오해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 가운데 김 전 회장은 아무런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갔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가족들과 추석을 보낸 뒤 지난 22일 일요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과거, “공매대금 완납 전까지 확정 세금만 청구 가능”
김 전 회장의 이 같은 사태에 법원에서는 종전과 달리 “추징금 환수를 위해 차명주식이 공매된 것과 관련해 공매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을 우선 납부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같은 취지로 제기된 종전의 소송 결과와 정 반대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상급심 판단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윤인성)는 지난 25일 국가와 반포세무서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낸 공매대금 배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강제집행을 통한 배당절차에서 국세 등 조세채권이 다른 공과금이나 일반채권에 우선해 배당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공매절차에서 발생한 세금 역시 매각대금의 배분대상이 되는 만큼 추징금에 우선해 배분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세무당국에서 압류해 둔 차명재산이 공매를 통해 타인의 소유로 이전됐다고 하더라도 압류 효력이 상실됐다고 볼 수 없다”며 “배분 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최초 압류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08년 김 전 회장이 체납하고 있는 약 17조9200억 원의 추징금 환수를 위해 차명재산 형태로 숨겨져 있던 베스트리드리미티드(전 대우개발)의 비상장주식을 압류하고 캠코에 공매 대행을 의뢰한 바 있다.

반포세무서는 캠코가 해당 주식을 우양수산에 팔자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에게 발생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약 224억 원 등 총 약 304억 원의 세금을 매각대금에서 분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캠코는 “공매가 완료되면 소유권이 이전돼 국세 등의 징수를 위한 압류를 할 수 없다”며 224억 원에 대한 분배를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세무당국은 결국 소를 제기한 것이다. 또 서초구청과 김 전 회장이 낸 같은 취지의 소송을 담당한 같은 법원 14부와 1부는 “공매대금이 완납되면 해당 재산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 된다”며 “늦어도 공매대금이 완납되기 전까지 확정된 세금에 대해서만 청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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