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IFRS17대비, 유예기간 놓고 당국과 엇갈린 입장
일부보험사 연기 건의에 최종구, “더 이상 연기는 없다”<br>보험시장 건전화·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해 “빨리 도입해야 바람직”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8-10-17 17:56:44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오는 2021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업계와 당국간의 ‘유예기간’ 논쟁이 오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해서도 더 이상의 연기보다는 빨리 도입해야 보험시장의 건전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란,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상품 중 저축성보험에 대해선 보험료 대부분을 매출로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에서 세미나를 열어 새 회계기준을 IFRS17로 명명하고, 도입 시기를 2021년 1월 1일로 결정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에 대비해 잇따라 보험사들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앞 다퉈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형보험사들은 정상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일부 중소형보험사들은 전문인력 부족 및 계획 미비 등으로 시스템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부담을 호소하며 최근 유예기간을 더 두자는 건의 요청을 당국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시스템 검증 및 안정화 기간을 고려해 보험사들이 2019년 말까지 시스템을 갖추도록 권고했다. 앞으로 금융위는 준비가 부족한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통해 구체적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입을 피해를 완화하고자 지급여력비율(RBC)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 만약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발견되면 양해각서 등을 맺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보험계리사 인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시험제도를 바꿔 보험계리사 합격자 수를 앞으로 5년 동안 500여 명가량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에 만드는 재무제표 표시체계 기준을 바탕으로 보험회사의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실무 적용 이슈 등을 검토해 감독 규정 최종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도 ‘더 이상의 유예기간’은 건전한 보험시장을 위해서도 미루면 안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소비자권익보호면에서도 도입 시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 보험사들이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이 불완전판매 비율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저축성 보험으로 알고 가입한 상품이 알고 보니 종신보험이었다며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흔하게 발생됐다. 실제 지난6월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경찰 148명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김대환 동아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그간 보험사들은 저축성 보험상품으로 부수적 수익을 올렸다”며 “이 때문에 일부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항후 IFRS17이 도입되면 더 이상 상품판매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은 유예기간을 더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라며 “이미 방향은 섰으므로 앞으로 보험사들은 소비자권익보호면에서 재평가 시스템 마련 등 현재기준을 두고 준비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IFRS17기준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면서 “보험사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보장 수요에 적합한 보험상품을 개발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보장 위험에 대한 예측능력을 높여 합리적인 보험료를 책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IFRS17 기준 대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곳은 대형 생명보험사들 위주다. 삼성생명은 외부 전문가만으로 구성된 ‘소비자권익보호위원회’를 지난 4월 발족했다. 한화생명은 우수한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4월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IFRS17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한 블록체인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슈어테크(보험+테크) 시대에 대한 대비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도 회계결산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8일 ‘IFRS17 결산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킥-오프(Kick-off)를 진행했다 시스템 구축은 ▲가정관리 시스템 ▲계리시스템 ▲IFRS17 부채결산 시스템 ▲통합 재무정보 관리시스템 ▲재무회계 시스템 개선 등이 진행된다.
자본 확충 마련에서도 애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 중심 3년간 9조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 3분기까지 보험사가 확충한 자본은 총 9조1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보업계는 6조2125억원, 손보업계는 2조8995억원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자본변동성이 확대되며, 변액보험은 실적배당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하락 등 시장리스크로 인한 최저보증 위험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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