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vs수협, 수협은행장 선출 또 불발
밥그릇 다툼에 행정공백 우려…27일 재논의 결정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4-20 14:50:10
수협은행은 20일 서울 모처에서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가 열렸으며 차기 행장 선출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해 오는 27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원태 전 행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로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가 수협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달 9일 수협은행이 행추위를 시작한 후 한 달여 동안 10여 차례 행추위가 열렸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행추위에서 정부와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의 지배구조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측이 추천한 행추위원(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행추위원(2명)의 의견이 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추위원 5명 중 3명은 기재부 장관·금융위원장·해수부 장관이 각각 추천하고 나머지 2명은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하게 돼 있다.
수협은행 정관은 행추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은행장이 선출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느 한쪽이 반대하면 사실상 은행장을 뽑을 수 없다.
수협은행은 정부로부터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받았다. 공적자금 투입 후 수협은행장은 주로 정부 측인 예금보험공사 인사가 맡아왔다. 수협은행의 100% 주주인 수협중앙회는 이번에는 수협중앙회 출신이 행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측 사외이사는 수협중앙회 출신이 은행장을 맡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이원태 전 행장을 밀고 있다. 수협중앙회에서 지원하는 강명석 은행 상임감사는 은행장으로서의 전문성이 떨어지는데다 강 감사가 될 경우 수협중앙회장이 은행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행장자리를 둘러싼 밥그릇싸움만 거듭하면서 조직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는 꼴”이라며 “누가 행장이 되든 앞으로 혼란과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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