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회사, 하나·KB 주총 안건 엇갈린 권고

김정태 연임 ISS는 '찬성' 서스틴베스트·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반대'<br>KB금융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서스틴베스트 '찬성' ISS '반대'

유승열

ysy@sateconomy.co.kr | 2018-03-16 16:29:41

▲ 서울 여의도 소재 KB금융지주 본사 및 서울 중구 소재 하나금융지주 본사.<사진=각사>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과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을 놓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주주들에게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을 이유로 김 회장의 연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하나금융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김 회장이 KEB하나은행 인사개입 의혹, 그의 아들과 계열회사 간 부당거래 의혹 등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 회장은 금융회사 임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이미 김 회장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저하됐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지주 수장의 신뢰 저하는 후보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부당한 영향력 행사 혐의 등은 기업 및 주주가치에 중대한 훼손을 입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반대'를 권고했다.

연구소는 "그는 채용 및 인사비리에 대한 직간접적인 최종 의사결정자"라며 인사 비리가 강요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회사 내부규정 등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해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작지 않다"고 밝혔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독일 생활에 도움을 준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 인사와 관련해서도 "그가 은행에 부당한 지시를 한 인사 비리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KEB하나은행에서 13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된 데 대해서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회사 ISS는 찬성 권고를 했다.

ISS는 그의 재임기간 중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개선되는 등 주주가치가 높아진 것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이익은 2조368억 원으로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처음으로 2조 원대를 기록했다.

또한 아직 수사 중인 의혹이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연임 반대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국내외 의결권 자문회사들의 권고는 달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KB국민은행 노조 등이 추천한 권순원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연구소는 "독립적이고 경영감시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로서 적합하다"며 "권 교수가 인사 전문가로 이사회 전문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ISS는 "권 교수가 상장회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어 성과를 평가할 수 없고, KB금융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도 분명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KB금융 노조가 제안한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 제한 관련 정관변경안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이사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후보 추천 및 검증 절차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보면 회사가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노조 측에서는 ISS가 한국의 정세와 한국 경제, 기업 경영실태에 대한 전문성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ISS는 매년 1000여 개에 이르는 한국 상장기업의 주총안건 분석을 위해 1월부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잦은 이직 등으로 인해 전문성은커녕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외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상반된 의견을 내면서 KB금융과 하나금융 주총의 주요 안건에 대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두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ISS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3%에 달하며 KB금융도 7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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