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연금 결정 과정에 국민이 빠져서야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4-11 15:50:32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지 1년 5개월 만에 또다시 5조8000억 원(출자 전환+신규 자금 지원)의 추가 지원 결정을 내린 정부 방침을 놓고 최대 채권자(약 3900억 원·30%)인 국민연금이 11일 “현 상태에서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이 될 수 있어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기금을 관리해야 하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는 측면이 있고 기금 운용원칙을 훼손하는 결과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 방안은 2조9000억 원의 빚을 출자전환해 주거나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채권단이 손실을 떠안고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같은 금액을 신규 지원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회사채에 대한 채무조정에 동의하면 기금 손실이 불가피하고 반대할 경우 대우조선이 파산해 투자 원금 회수가 불투명해진다. 5000만 국민 노후의 보루며 545조 원의 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 찬반 결정에 따라 미칠 파급력에 대해 꼼꼼히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의 이번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직·간접투자 형태로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서도 지난해 796개사 주주총회에 참석해 3035건의 상정안에 대해 2715건 찬성표를 던져 90%에 가까운 찬성 의견을 냈을 만큼 의결권 행사를 소홀히 하며 정부와 기업 방침에 거수기 역할만 해온 탓이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은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나더라도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다. 13조원이나 되는 막대한 자금을 대우조선에 지원하려면 연금 가입자인 국민의 혈세를 꺼내 메워야 한다. 정부는 당장 대우조선이 파산하면 58조원의 국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해 실업과 경제 한파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미칠 것이라는 논리도 폈다. 국민연금의 돈은 장래를 위해 국민들이 자기 봉급과 납부금을 부어 형성된 자금이다. 국민연금은 이를 헤아려 연금 가입자를 염두에 두고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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