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롬니, 오바마 대항마 되나
롬니 깅리치 잠재우고 2승…대세남 등극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2-02-13 13:13:43
[온라인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발표된 전국 규모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예비후보인 미트 롬니에게 처음으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지와 ABC방송이 합동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는 롬니와의 대선 양자대결에서 52%대 43%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와 롬니가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미트 롬니(64)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뉴트 깅리치(68) 전 하원의장을 꺾고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깅리치에게 패배한 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전력 투구한 것이 롬니의 이번 플로리다 경선 승리에 큰 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공화당 경선의 향배를 단언할 순 없다. 3월 미국 10개 주(州)에서 동시에 열리는 ‘슈퍼 화요일’ 경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재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항마가 굳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여론조사서 롬니에 앞서
오바마는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는 그보다 못한 51%대 45%의 우위를 기록했으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에서는 15%포인트나 앞섰으며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도 11%포인트를 앞섰다.
오바마가 이번에 우위를 보이게 된 것은 지난달 전국적으로 실업률이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8.3%로 떨어지는 등 지난 수개월 동안 고용이 안정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어느 후보가 경제를 더 잘 다룰 것으로 믿느냐는 항목에서는 롬니가 48%로 오바마(45%)를 앞섰다. 게다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서도 롬니(47%)는 오바마(4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9명은 미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11월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무당파들의 50%는 미국 경제 문제가 오바마의 재선 가도를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걸림돌로 보고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오늘날 미국의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자신은 재선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슈퍼 볼(미식축구 결승전) 행사를 앞두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행정부는 한 달에 2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것은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3년 전 미국 경제가 75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던 추세를 반전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3년 전 미국경제가 현재 시점까지 호전되지 않으면 그의 대통령직은 단임으로 끝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 롬니, 플로리다 프라이머리 승리…대세론 부활
롬니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열린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에서 깅리치의 돌풍을 잠재우고 압승했다. 롬니는 이날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득표율 46%로 깅리치(32%)를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패배 이후 흔들리던 롬니 대세론이 다시 확산될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정통보수 후보를 자처하며 기세를 올리던 깅리치의 상승세도 일단 저지됐다.
롬니는 개표가 종료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승리를 만끽하면서도 오바마를 꺾어야 한다는 목표를 잊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플로리다는 다양한 인구 구성,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경선 초반 최대 승부처로 지목돼 왔다. 공화당의 네 번째 경선 지역이지만 대의원 숫자도 50명으로 가장 많다.
이 밖에도 1~2월 경선 지역을 합쳐서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승자독식방식’에 따라 1위 후보가 대의원을 모두 차지하게 된다. 이로써 롬니는 이날 경선 이후 전당대회에 참석할 지지대의원 표를 84표로 늘리게 됐고 반면 깅리치(27표)는 현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무엇보다 롬니 입장에서는 깅리치의 추격세를 꺾었다는 점에서 자신감 회복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도 “롬니가 이날 승리로 전투 지역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50% 가까운 득표율을 올린 점도 ‘롬니 대세론’을 재점화하는데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깅리치 측은 “경선은 수개월에 걸친 장기전”이라며 “전체 대의원의 5%만 정해졌을 뿐인데 결과를 단정짓긴 이르다”고 밝혔다. 특히 플로리다 경선에서 롬니 측의 물량 공세와 ‘네거티브’ 공세를 예로 들며 폄하했다.
깅리치 측은 또 전체 공화당원 중 롬니를 지지하는 세력보다 반대하는 세력이 많기 때문에 “보수 지지층이 깅리치로 집결할 경우 역전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같은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릭 샌토룸(53)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의 경선 지속 여부도 변수 중 하나다. 샌토룸이 중도하차할 경우 그 지지층을 깅리치가 그대로 흡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날 경선에서 샌토룸은 1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플로리다를 포기했던 론 폴(76) 하원의원은 7%로 4위를 기록했다.
2월4일 열린 네바다와 메인주 코커스에 이어 7일에는 콜로라도와 미네소타, 미주리주, 28일에는 애리조나와 미시간주에서 경선이 열린다. 3월6일은 무려 10개 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벌어지는 이른바 ‘슈퍼 화요일’이다. “대세는 기울었다”는 롬니 측과 “아직 멀었다”는 깅리치 측의 치열한 경선 레이스는 전국 무대로 옮겨질 전망이다.
◇ ‘2승 질주’ 롬니, 막강한 자금력에 우월
롬니는 축배를 들었고 깅리치는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10일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롬니는 지난달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깅리치에게 패한 뒤 플로리다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발표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서 롬니는 깅리치를 추격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롬니는 다시 큰 차이로 전세를 뒤집고 ‘대세남’으로 거듭났다. 이 같은 급반전의 배경에는 롬니의 막강한 자금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롬니 측은 깅리치의 약점인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킨 TV 정치광고에 많은 돈을 투입했다. 광고에서 롬니는 1997년 깅리치에 대한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수준 높은 미국 정치를 주장하며 하원의장 자리에 오른 깅리치가 민주당과 공화당 동료들로부터 재판을 받았다”는 비난 광고를 퍼부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주일 동안 롬니 측이 지출한 TV 광고 비용은 680만 달러(약 76억5800만원)다. 깅리치 측이 플로리다 전체에 투입한 선거자금 비용이 100만 달러(약 11억2600만원)에 머물렀다는 점과 비교하면 롬니 측의 총공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지 언론도 롬니의 네거티브 광고가 깅리치의 추격을 잠재우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롬니로서는 플로리다에서 패배할 경우 ‘대세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TV 광고도 깅리치를 정조준한 네거티브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결국 부동층의 마음을 롬니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고 특히 플로리다 표심을 가를 핵심 변수로 주목됐던 히스패닉 계층의 표심을 잡는데 성공했다. 당초 이민개혁법안에 대해 온건 입장을 표했던 깅리치가 롬니보다 히스패닉 공략에 더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막판 여론조사에서 히스패닉 층의 절반 이상이 롬니 지지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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