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K 신주인수권자 “나 떨고 있니”

BW계자 50여개 추적 '몸통찾기' 주력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2-06 13:17:58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윤희식)는 지난달 30일 외교통상부 청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부처를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가 사정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검찰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매계좌 50여개를 찾아내 자금 추적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BW 매매계좌를 보유했던 인물 가운데 30~50명을 대상으로 정관계 고위급 인사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다이아몬드 게이트'로 불리는 CNK 사건의 배후이자 몸통을 캐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檢, 외교부 첫 압수수색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김은석 전 에너지자원대사 집무실과 대변인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CNK 관련 외교전문과 보도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미공개 주식을 이용한 CNK 주식투자 관련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김 전 대사의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전 대사는 2010년 12월17일 당시 유엔환경계획과 충남대학교 탐사팀 조사결과를 토대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을 부풀린 허위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CNK가 카메룬 정부로부터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 추정 매장량은 최소 4억2000만캐럿'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과 감사원에 따르면 김 전 대사는 보도자료 배포 이전에 매장량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교부 실무자에게 보도자료 작성·배포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 전 대사는 2009년 1월 가족모임에서 CNK 사업을 소개한 후 김 전 대사의 두 동생이 지난해 1월까지 주식 8만여주를 매수해 지난해 8월말 2000여만원의 차익을 챙겼다. 김 대사의 비서도 2010년 8월부터 CNK 주식을 매입해 35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외교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CNK 관련 보도자료 배포 경위와 김 전 대사의 매장량 사전 인지여부, 김 전 대사·친인척의 시세차익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CNK 본사와 외교부 등에서 압수한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이르면 이번 주중에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CNK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조중표(60) 전 국무총리실장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미 카메룬으로 출국한 오덕균(46) CNK 대표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귀국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검찰이 CNK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통부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담은 상자를 옮기고 있다.

◇다이아몬드 게이트 몸통 수면 위로?
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 주가조작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을 낳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5개월 동안 감사를 통해 결론내린 'CNK 사건'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획득과 관련해 외교통상부가 홍보를 자처하며 이른바 CNK 띄우기에 나섰고, 이를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가 주도한 점이 골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외교부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의 6대 전략광물에 포함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을 에너지협력외교에 포함시켜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켰다.


감사원 감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CNK 사건은 단순히 한 고위공직자의 1인 사기극에 불과한 것이다. '맹탕 감사'나 '꼬리 자르기'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단 감사원이 공을 검찰로 넘기면서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몫은 검찰의 수사 의지에 달리게 됐다.


오덕균 CNK 대표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을 헐값에 매각한 점도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다.


오 대표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신주 172만2352주의 인수권을 주당 1262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매입한 취득가(1599원)보다 더 싸게 손해를 보면서 판 것이다.


금감원은 조 전 실장과 가족이 26만주의 신주 인수권을 매입해 10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지만, 조 전 실장 외에는 부정한 방법으로 차익실현을 거둔 매입자에 대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오 대표가 신주 인수권을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용으로 사용했을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특히 정·관계가 얽힌 '다이아몬드 게이트'로 확대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태근 의원(무소속)은 신주 인수권을 취득가 이하로 매입한 정권 실세와 주변인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직 구체적으로 특정 인물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정권실세 2명이 주가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만약 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단순히 일부 고위공직자나 현 정부의 실세인 박 전 차관이 개입한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배후에 '몸통'은 따로 있을 수 있다.


검찰은 일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정치권, 정권 실세 등이 복잡하게 맞물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번 CNK 사건에 신중한 모습이다.


◇BW 매매계자 50여개 추적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둘러싼 씨앤케이인터내셔널(CNK)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CNK 오덕균(46) 대표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내부정보와 허위자료 배포 등을 토대로 신주인수권을 처분해 모두 70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CNK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주식 투자로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중표(60) 전 국무총리실장 등과 같이 주가조작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정부 관계자 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거래 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앞서 서울 종로구 CNK 본사와 오 대표와 조 전 국무총리실장의 자택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소액투자자 ‘뿔났다’
CNK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소액투자자들이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무소속 정태근 의원도 지난달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CNK 관련 피해를 본 주주가 사실상 허위공시를 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한지 법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외교부가 씨앤케이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에 대해 2010년 12월17일과 2011년 6월28일 발표한 보도자료가 허위이기 때문에 국가 상대 손배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부의 보도자료가 CNK 사업의 수익성을 공인해준 셈이다. 투자자들이 회사측에 앞서 외교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CNK의 소액투자자들은 1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정부의 발표를 믿고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은 평균 65%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출까지 받아 CNK 주식을 샀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이 소송을 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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