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너 마저…' SSM공화국되나'
SM마트·킴스클럽 인수…대형마트 SSM가속화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2-06 11:50:00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침해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마트들이 규제 강화로 신규 점포 출점이 어려워지자 인수합병(M&A)이라는 우회로를 타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롯데마트가 CS유통을 인수하면서 대형마트의 SSM 편법 진출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SSM사업 후발주자인 이마트가 수도권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인 SM마트 점포 28개를 인수했다.
이로 인해 동네 상권을 잠식한다는 부정적 여론에 따라 잠시 주춤했던 대형마트의 SSM진출이 탄력을 받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SM 영토 확장 ‘치열’
이마트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SM마트와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공정위로부터 킴스클럽마트 인수를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로써 이마트는 이마트 에브리데이 19개, 킴스클럽마트 53개, 에스엠마트 28개 등 100개 SSM 점포를 운영하게 돼 점포수 기준으로 탑마트(78개)를 제쳤다. 롯데슈퍼(526개)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248개), GS수퍼마켓(209개)에 이어 SSM 업계 4위로 올라섰다.
SM마트는 파주 등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300평 안팎의 중형 슈퍼마켓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 등을 고려해 잠시 주춤했던 SSM 사업을 다시 가속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SSM 규제 강화로 신규 출점이 여의치 않자 기존 SSM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설립한 신설법인인 ‘에브리데이리테일’을 통해 기존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인수 점포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기업형슈퍼마켓(SSM)시장에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면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공정위는 롯데슈퍼의 CS유통 기업결합 승인건과 관련해 일부 지역의 점포를 매각하는 등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대형 유통업체의 기존 점포 인수를 통한 기업형슈퍼마켓(SSM) 확장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SSM시장에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롯데슈퍼는 현재 전국에 315개(직영점 275개, 가맹점 40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여기에 CS유통의 211개(직영점 굿모닝마트 35개, 임의가맹점 하모니마트 176개)를 합쳐 총 526개의 점포를 확보하게 된다.
이로써 업계 2위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248개), 3위인 GS슈퍼마켓(209개)과는 2배 이상의 격차로 벌리게 되는 것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S유통인수를 통해 롯데슈퍼는 2위인 홈플러스와 점포수 격차를 2배 이상 확대하며 SSM 시장 내 확고한 1위를 점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대전 유성구 지역의 1개 지역의 굿모닝 점포를 매각토록 했다.
또 공정위는 하모니마트의 경우 개인 점주가 100% 소유하고 점주가 제품의 가격과 상품 공급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SSM이 아닌 개인형슈퍼라고 판단, 향후 5년간 점주 의사에 반해 계약 내용과 '롯데'가 포함된 상호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형유통업체의 SSM 확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분위기를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했다"며 "이번 시정조치로 신규출점보다 기존 점포의 인수를 통한 대기업의 SSM 확대가 야기할 수 있는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슈퍼는 기존 방식대로 굿모닝마트는 직영점으로, 하모니마트는 VC(볼런터리 체인) 형태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볼런터리 체인은 가맹본부가 초기 투자 없이 상품만 공급하고 점주의 경영 독립성을 100% 보장해주는 느슨한 형태의 가맹방식이다.
CS유통은 1997년 설립된 중견 유통업체로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 위주로 굿모닝마트와 하모니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SSM 대항 경쟁력 키우기
참여연대는 지난달 26일 ‘2012년 한국사회의 개혁과제’에 대해 소개하면서 공정한 경제를 위한 방안으로 재벌·대기업의 3대 불공정 행위(담합, 하도급, 일감몰아주기) 규제 개선, 대기업의 중소상인 업종 및 골목상권 진출 규제 등을 제안했다.
중소기업청은 대형마트·SSM 진출확대 등으로 어려운 전통시장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올해 330개 시장, 3191억원을 지원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쇼핑환경 조성을 위해 주차장·아케이드 설치 등 시설현대화에 2703억원(국비 1606억원), 마케팅·상인교육 등 경영혁신에 488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지자체와 공동으로 시장별 종합 진단과 특성에 맞는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시장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대기업과 거대 상권에 밀려 운영이 어려운 점포 등을 대상으로 '위기 생계형 자영업자 특별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가한 점포들 가운데 성과가 뛰어난 20곳을 선정해 경영 개선사례와 성공 비법을 담은 '골목상권 20가지 희망을 만나다'를 발간했다. 시는 총 1000부를 발간해 이번 사업에 참여한 자영업 점포에 배포하고 '소상공인 경영지원센터' '자치구 소상공인지원부서' 등에 비치해 자영업주를 위한 영업 가이드북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위기생계형 자영업자 특별지원'은 2014년까지 매년 250여개씩 총 1000여개의 점포에 대해 업종별 정보공유와 기업경영 진단을 통해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서울 구로구는 최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전통상업보존구역을 기존 500m 범위 내에서 1km 이내의 범위로 확대했다.
이로써 구로시장, 남구로시장, 개봉중앙시장, 개봉프라자, 오류시장 등 5곳에는 해당구역 내에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분별한 입점이 제한된다.
구로구는 지난해 12월 '서울특별시 구로구 유통기업상생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으며, 주민의견 수렴 및 유통기업상생발전협의회 협의를 거쳐 지난달 18일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구역 및 범위를 지정·고시하는 등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제주도의 경우 대형마트와 SSM 등장, 편의점 등 기업형 유통의 약진과 무점포업태의 활성화 등으로 골목매점(구멍가게)들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퇴출위기를 겪고 있다.
골목상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골목 수퍼마켓 가맹점은 2007년 9월 1254개소에서 2011년 5월 기준 819개로 435개소, 34.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강기춘 교수와 경영학과 김형길 교수는 최근 제주골목상권의 자생력을 강화키 위해서는 전통상업 보존구역 내 대규모 점포등의 개설등록 및 변경등록 시에는 등록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편의점을 대규모 점포의 범주에 포함되도록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울산 지역상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역 상인들의 불안요소는 대형마트와 SSM 확산 문제(26.36%)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업의 도매업 진출(21.82%), 도소매 자영업자들의 열악한 시설 문제(18.49%), 가격 경쟁력 부재(13.33%)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우선 실행과제는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 규제 법안 제·개정(28.79%)이 가장 많았으며, 시설개선 지원(23.94%), 도소매 물류센터 건립지원(20%) 등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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