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규제 완화 ‘급물살’...문 대통령 직접 촉구

“인터넷은행 혁신, IT기업 자본 기술투자 확대할 수 있어야”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18-08-07 17:47:27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정부가 은산분리(銀産分離) 규제 완화를 직접 촉구함에 따라 인터넷은행 규제완화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개 교섭단체가 참여하는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도 이날 회의를 열고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진보성향의 정당·시민단체들이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추후 입법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역설한 것은 방문 자체로 보나 발언 강도로 보나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이야말로 고여 있는 저수지의 물꼬를 트는 일"이라며 "국회가 나서서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에 제한을 두는 제도다.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은행 지분을 4% 넘게 가질 수 없다. 다만 4% 초과분에 대한 의결권 미행사를 전제로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올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모두 출범 1주년을 맞으면서 이 규제의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현재 자본금으로는 인터넷은행에 줄을 잇는 대출 수요를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상품마다 월별 한도를 정해놓고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현행 은산분리 규제 하에서 케이뱅크는 대주주 KT가 혼자서 대규모 증자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고, 거의 모든 주주가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도 출범 초기 시중은행 대비 파격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선보였으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1년을 넘어서면서 은산분리 완화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다.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에서 은산분리 완화에 찬성하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정무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인터넷은행을 위한 특례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았다.


현재 국회에는 강석진 김용태 의원이 각각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 정재호 김관영 의원이 각각 내놓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등이 계류돼 있다.


때마침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개 교섭단체가 참여하는 민생경제법안 태스크포스(TF)도 이날 은산분리 완화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규제 완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성향의 정당·시민단체는 여전히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의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날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열고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2013년 동양그룹 사태를 사례로 들며, 은산분리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은산분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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