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TV 시장 '유통업체, 대기업에 도전장'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2-01-20 15:53:32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24인치, 32인치, 37인치로 점차 커지고 있는 저가형TV 판매 경쟁이 대기업 주력제품군인 42인치 이상 제품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32인치, 37인치 중저가TV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42인치 제품 출시에 대한 고심에 빠졌다.
최근 롯데마트, 이마트, 옥션, GS홈쇼핑 등이 32인치 중저가 TV를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는데다, 11번가가 내놓은 37인치 제품은 5분만에 500대가 매진되는 등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업체는 42인치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시장공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옥션이 42인치 TV 300대를 판매한지 1분만에 모두 매진이 되면서 중저가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저렴한 가격인만큼 성능도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또 대기업에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스펙’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어 향후 유통업계와 대기업간 TV경쟁을 놓고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TV 시장, 아직은 삼성·LG?
그 동안 유통업체들은 42인치 프리미엄 시장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제품이 장악하고 있어 중저가TV에 대한 수요를 가늠하기 어려워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32인치 TV를 내놓으면서 “올해 1월 판매를 목표로 대만 TPV와 함께 42인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지난 9일 이마트 관계자는 한 언론에 “당시에 42인치 TV를 기획했던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체들 역시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42인치 이상 대형TV시장 진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최근 37인치 제품을 출시한 11번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0인치가 넘어가는 프리미엄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위주로 형성돼 있어 중저가TV로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는) 당분간 37인치 제품을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지난 12일 32인치 ‘쇼핑TV’ 2000대를 22시간만에 매진시킨 사례가 있다.
또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40인치 이상 제품에 대한 계획이 없다”며 “당분간 중소형 사이즈의 제품을 주력으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우성엔터프라이즈와 함께 42인치 ‘위큐브 TV’를 86만9000원에 내놓은 바 있지만 성적은 기대만큼 좋지 않았다.
반값TV 유행이 42인치 이상 대형 TV로 확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다른 이유는 가격에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의 6세대 라인이 주가되는 32인치 패널과 달리 40인치대 패널은 국내 기업 라인에서 주로 만들어져 패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반값 TV의 마케팅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2인치에 이어 37인치에 대한 중저가TV 수요가 폭발적이지만, 40인치 이상 프리미엄 시장의 경우 대기업 제품에 밀려 중저가TV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통업체들은 당분간 30인치대 제품을 주력으로 가격과 성능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옥션, 42인치 TV ‘1분만에 300대 매진’
그런데 옥션이 이 같은 분석을 뒤엎는 결과를 선보여 ‘유통업계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옥션에 따르면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 40만원대 42인치 TV가 판매 개시 1분만에 매진됐다.
옥션은 지난 17일 오전 10시부터 ‘올킬 디지털TV 풀HD-LCD 42인치’(49만9000원)를 선착순 판매한 결과, 개시 1분만에 300대 전량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진 기록은 옥션내 40인치 LCD TV의 일평균 판매량(40~50대) 대비 6배 가량 높은 수치로, 1초에 5개씩이 판매된 셈이다. 옥션이 지난달 선보인 올킬TV 1차분(에이뷰_LED 32형 풀HD) 판매의 경우, 예약판매 5일만에 1800대가 판매돼 자체 TV판매량의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킬 TV’는 42인치 사양의 풀HD 국산 LCD패널을 사용했으며, HDMI 단자 3개, USB2.0 단자 1개 등 뛰어난 확장성을 자랑한다. 특히 이번 제품은 300대 전 물량을 사전 확보한 상태에서 구매시 즉시 발송을 원칙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결과에 업계에서는 ‘가격의 성공의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경우, 8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며 “이번 옥션TV는 사이즈가 커진데 비해 가격은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대형TV 시장도 유통업계가 공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저렴한 가격인 만큼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차후 고장문제나 A/S 부문에 대해서도 확실히 이뤄져야만 이 같은 추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LG전자, 긴장했나…성능 두고 ‘신경전’
실제 저가TV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성능 부분이다.
실제 지난 10월 이마트가 내놓은 ‘드림뷰 TV’와 관련해 권희원 LG전자 사업본부장(부사장)이 혹평을 내놓았다.
권 부사장은 지난 11월 고려대학교 창의관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이마트 TV를 분해해 봤는데 질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사면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2’에서 LG전자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저가형 TV는) LG전자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생산할 수 없는 수준의 품질이었다”고 말했다.
한 가전제품 전문가는 “아직 유통업계가 출시하는 TV수량은 몇백대에서 몇천대 수준에 불과해 대기업이 위기를 느낄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대기업들은 유통업체의 계속되는 저가마케팅으로 인해 대기업 TV가 비싼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조금씩이나마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계도 (저가 TV가) 잘 팔린다고 마냥 좋아할 것이 아니라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야 앞으로 계속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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