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활성화 '허와 실'
체크-신용 겸용카드, 한도초과시 신용카드 전환 '실효성 의문'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2-01-16 14:47:02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와 미성년자에게 신규카드 발급을 제한하고, 금융건전성 강화를 위해 체크카드 활성화를 장려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정부방침에 카드사들은 잇따라 신규 체크카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동안 외면받던 체크카드 활성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체크카드 겸용 상품을 출시하는 등 체크카드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신용카드 대책 발표 직후 실효성 논란도 있었으나 카드사들의 이같은 분주한 움직임을 볼 때 일단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체크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들의 구미를 당겨야만 하는데 기존 신용카드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은 그보다 더 큰 부가서비스 제공 및 공제혜택 등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신용·체크카드 겸용 상품도 결국은 체크카드 사용시 더 큰 혜택을 줘야 사용이 장려되는 만큼 정부 대책 성과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체크·신용 겸용카드로 승부
최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한·국민·농협·우리·하나SK·산은 등 6개 카드사는 체크카드 신상품 개발계획과 발급 활성화 방안을 금융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신용·체크카드 겸용인 ‘하이브리드 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1분기 중 체크·신용 겸용카드인 ‘하이브리드(Hybride)’형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은행 계좌에 잔액이 있으면 체크카드로 결제되고, 잔액이 부족하면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또 결제시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구성돼있다.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 1위’를 목표로 정하고 잇(It) 계열카드(잇 폰, 잇 플레이, 잇 스타일)에 적용해온 체크·신용 겸용 서비스인 ‘듀얼 페이먼트(Dual Payment)’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듀얼페이먼트 서비스는 건당 결제금액에 대해 고객이 2만~200만원 사이로 지정해 놓으면 200만원 이하는 체크카드로 결제되고 그 이상은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월간 결제금액 지정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NH카드는 2009년 11월부터 체크·신용 겸용 결제방식인 ‘즉시불 결제서비스’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결제는 체크카드 방식이 적용되지만 통장잔액이 부족하거나 지정금액·한도 초과시 신용카드 거래로 자동 전환된다.
우리카드는 현재 18%에 불과한 체크카드 비중을 연내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내달 15일 ‘KDB 체크카드’를, 하나SK카드도 ‘캐시백2 체크카드’를 출시 예정에 있다.
◇저축은행도 ‘체크카드 활성화 동참’
저축은행도 체크카드 활성화 방침에 동참할 예정이다.
최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체크카드 발급 및 이용을 확대할 방침으로 부실판정이 유예된 5개 저축은행의 경영진단이 끝나는대로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체크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예·적금 상품에 우대금리를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대출금을 은행계좌가 아닌 체크카드에 입금해 체크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방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대 금융지주사가 모두 저축은행을 인수한 만큼 금융건전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초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4대 지주사중 가장 먼저 저축은행에 진출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그룹차원에서 체크카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체크카드 보급을 확산을 위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그룹계열 은행의 현금카드를 체크카드로 대체해 발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경남은행은 지난해 말 ‘KNB그린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에코머니 가맹점 이용 시 최대 5%, 탄소포인트제도 가입 후 가정 내 에너지 절감 시 연 최대 7만 포인트까지 에코머니 포인트가 제공된다. 적립된 에코머니 포인트는 TOP포인트 전환하거나 에코머니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할 수 있으며, 현금캐시백도 가능도록 구성됐다.
경남은행 장연호 카드사업부장은 ‘KNB그린체크카드는 일반 신용카드 이상의 포인트 적립 기능과 함께 다양한 할인 우대서비스가 제공된다”며 “연말정산시 신용카드 보다 5% 이상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금융저축은행도 부가서비스를 확대한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체크·신용 겸용카드를 출시해 일정금액 이하는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투인원 서비스를 대폭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체크·신용 겸용?…실효성 ‘여전히 의문’
그러나 카드사들이 신규상품을 출시한다고 체크카드 사용이 활성화 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들의 구미를 당길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확대를 위해 내세운 승부카드는 대표적으로 ‘체크·신용 겸용카드’다. 이는 새롭게 선보이는 상품은 아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7년 ‘우리V카드’에 체크·신용 겸용카드인 ‘투인원(Two-in-One)’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액도 2008년 2250억원에서 지난해 7770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잇 시리즈’ 카드에 ‘듀얼 페이먼트’ 서비스를 이미 적용중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신용카드 사용 억제’에 얼마나 큰 효율성을 가져다 줄 지는 미지수다. 말 그대로 ‘겸용카드’인 만큼 신용카드 거래는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결제시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상황 능력이 없음에도 ‘무조건 결제’를 하기 때문이다. 즉 겸용카드의 경우 잔액 내에서 체크카드 결제를 하더라도 잔액이 넘어가는 순간 겸용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신용카드 고객만 늘어나는 셈이다.
금융위는 체크카드 사용 활성화를 위해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신용카드는 사용금액의 20%, 체크카드는 25%를 과제표준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체크카드에 한해 30%까지 확대를 추진할 예정으로 체크카드 사용에 동기부여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시 주어지는 혜택에 비해 체크카드 이용시 혜택이 적어 단순 소득공제 한도 확대로 동기부여를 이끌어낼지 의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체크카드의 수익률이 신용카드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신용카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의 권고는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불형 체크카드의 이용실적이 높으면 신용등급을 유리하게 하겠다는 내용도 있으나 이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이다. 신용등급 조정은 신용평가사와 합의가 필요하고, 직불형 체크카드에 신용등급을 유리하게 제공하면 현금이용자에 대해서도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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