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말어?” 자동차보험료 인하 논란

금소연 “인하 여력 충분한데 안한다” 비판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1-16 13:04:26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작년 2월 자기부담금의 정률제 전환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돼 사상 최대의 당기순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 연맹은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위 손보사들은 적정손해율 이하를 유지해 막대한 순익을 거두면서도 정작 보험료 인하를 않는 것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생활하는 서민 소비자들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는 무리한 요구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한국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하락과 함께 사상 최대의 당기순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손해율 안정화로
<한국경제>는 ‘금융소비자연맹’의 주장을 인용 “상위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중소형사에 비해 월등히 낮고, 올 회계연도 당기순익도 사상 최대인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험료 인하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소연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의 삼성화재 손해율은 70.9%로 적정손해율인 73% 이하이고, 현대해상(72.4%)과 동부화재(73.8%)는 적정손해율에 근접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LIG손해보험만 76.6%로 손익분기점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수지는 나빠진다. 대형 손보사는 70~72%, 온라인 손보사는 75% 정도를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다. 손해율은 작년 2월 자기부담금이 정률제로 전환돼 안정됐고, 특히 작년 3월엔 69.5%로 24개월 만에 70% 이하로 떨어졌다.


대형손보사 당기순이익도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 접어들며 전년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기준,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4279억원 대비 약 1.5배 늘어난 62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당기순익 증가세는 더욱 컸다. 현대해상의 경우 287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205억원 대비 238% 증가했고, 동부화재는 2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1573억원에 비해 188% 늘었다. LIG손보 역시 올해 들어 137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61억원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 손해보험, 상위 4사가 80%이상 점유
때문에 일각에선 “상위 손보사들은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금소연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병석 의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전년(2010년)에 비해 낮아지고, 올해(2011년)도 6년 연속 손보사들의 대규모 영업흑자가 계속된 만큼 자동차 보험료 인하 요인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금소연도 “손보사는 매년 영업이익은 적자이나 최근 5년간 약1조5천억원의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익이 나면 일정비율은 보험료 인하로 보험 계약자에게 되돌려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회계시스템은 보험종목간의 투자수익은 달리 구분은 하지 않고 있어,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로 운영되는 보험이 흑자가 나도 이익이 나도 보험료에 반영될 수 없는 구조로 보험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 금소연의 지적이다.


금소연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험료의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은 이익을 반영하는 구분계리제도를 도입하여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적정 보험료가 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손해보험은 상위4사(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가 작년 9월 기준 전체실적의 80.1%를, 당기순이익은 1조 3,440억 원으로 전체의 86.8%를 점유, 대부분의 이익을 차지하고 있다.


금소연 이기욱 정책개발팀장은 “상위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대부분을 차지해 적정손해율 이하로 막대한 순이익을 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험료는 인하하지 않는 것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 소비자들의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소연은 “자동차보험은 같은 조건이라고 해도 보험료가 다른 자유요율을 사용하고 있고, 보험료 인상 인하도 달라야 하나 동시에 인상하는 등 담합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상위 손보사들이 양호한 손해율 속에서 사상최대의 이익이 나면서도, ‘전체의 손해율로 아직은 더 지켜봐야한다’는 핑계를 대며 자동차 보험료는 인하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라는 것이 금소연의 지적이다.


◇ 보험사들 “당장 인하는 무리”
그러나 보험사들은 “지난달 한파로 차량 고장과 눈길 교통사고가 많아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80%에 육박했다”며 “보험료 인하는 무리한 요구”라고 맞서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손해율은 전월(76.8%)대비 2.3%포인트 상승한 79.1%로 작년 1월(83.5%) 이후 가장 높다.


업계는 1월 손해율이 12월과 비슷한 수준이 되거나 오히려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운행이 많은 설 연휴가 끼어있는데다, 기후적으로도 한파와 폭설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3일과 28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눈이 오면서 교통사고가 증가해 손해율이 갑자기 올랐다”며 “다음달에도 폭설 등 기상악화와 설연휴로 인한 이동량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국금융>은 지난 12일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업계 평균이 60%후반이나 70%초반에서 최소한 두 분기 정도는 이어져야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11일 <이데일리>는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의 입을 빌어 “1월까지는 손해율이 상승해도, 예년처럼 2~3월 손해율이 안정세를 찾는다면 2011 회계연도의 누적손해율은 전년에 비해 많이 개선될 것”이라며 “대형 손보사들 중심으로 보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론 “겨울철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하는 만큼 회계상 분기가 끝나는 3월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같은날 <프라임경제> 역시 삼성화재 관계자의 말을 인용 “손해율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겨울철엔 손해율이 급증하는 만큼 보험료 인하는 겨울시즌이 끝나야 검토가 가능하다”며 “대형사가 인하를 하게 되면 중소기업까지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회사차원이 아닌 업계 차원에서 고민할 문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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