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必환경시대 뛰어든 유통업계①] ‘소리 없는’ 포장 전쟁 중

공급자가 회수해 소비자 부담 줄이는?‘길트-프리’
'너도 나도' 포장 소재 바꾸고 규모 줄이고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19-05-10 18:03:0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를 달군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필(必)환경 이다. 과거 환경보호가 선택이었다면 이제 환경보호는 필수적이라는 '필환경' 소비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도 대폭 늘어나 유통업계는 올해 ‘필환경’ 마케팅을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환경을 보호하는 기업이미지에 정부규제에 부응하는 한편 마케팅요소까지 활용하며 1석3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필환경 시대에 기업의 환경마케팅 전략과 효과, 필환경이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지난해 중순부터 일회용컵 사용규제를 시작으로 유통업계와 e커머스, 프랜차이즈업계 등 전반에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제조된 상품을 포장, 배송하는 유통업계는 택배상자와 제품 포장재, 냉매 등의 소재를 발빠르게 교체하는 모양새다. 제조라인을 갖춘 곳에서는 재활용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 공급자가 회수해 소비자 부담 줄이는 ‘길트-프리’


이마트는 지난 3월 길트-프리(Guilt-Free) 캠페인을 열었다. 길트-프리란 죄의식과 자유롭다는 뜻의 합성어로 환경 부담을 줄여 죄의식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지난 3월 길트-프리 캠페인을 열었다. 고객이 온라인몰 로고가 인쇄된 택배상자와 아이스팩을 이마트 고객만족센터로 가져오면 ‘같이가 장바구니’를 무료로 맞바꿔준다.


실제로 온라인 프리미엄 마트를 추구하는 마켓컬리도 용기 회수를 진행했다. 마켓컬리의 매출은 지난 2016년 매출 173억 원에서 지난해 1000억 원까지 급격하게 뛰었다. 이에 신선식품을 담는 아이스팩이나 스티로폼박스, 택배상자가 다량 발생한 것이다.


마켓컬리는 배송 초기 환경보호 문제가 거론되자 포장재 수거에 들어갔다. 여기에 최근 플라스틱소재의 지퍼백을 천연소재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재생지로 제작한 친환경 에코박스와 물로만 이루어진 보냉재, 재사용가능한 회수용 박스 등을 테스트 하고 있다.


◆ 포장 소재 바꾸고 규모 줄이고 '너도 나도'


홈쇼핑업계와 유통업계는 택배상자와 포장재의 형태를 바꾸거나 재질을 변경해 환경보호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친환경 비닐 포장재를 도입했다. 이 비닐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다. 생산과정에서 일반 합성수지 대비 탄소발생량이 70% 줄어든다. 일부 패션 상품 포장을 시작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에 이어 현대홈쇼핑은 테이프가 필요 없는 친환경 배송박스를 도입했다. 기존 배송박스에 사용된 비닐 테이프의 폴리염화비닐 소재는 자연분해에 100년이 넘게 걸려 테이프 없는 박스를 적용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명절 과일 선물세트 포장재를 종이 포장재로 바꿨다. 스티로폼 단열재 또한 재활용 가능한 흰색 스티로폼으로 바꿨다.


제품 용기에 재활용등급을 받는 사례도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의 세제 피지 파워젤, 한입 베이킹소다 담은세제 등 세탁세제 6종에 대해 포장재 재활용 1등급을 획득했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하 포장재활용공제조합)은 환경부의 위임을 받아 포장재의 재질이나 구조를 개선하는 제도를 운영, 평가한다. 단일 재질 용기류에 재활용 1등급을 심의 의결한 것은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제품 포장재에 대한 안정성과 재활용 측면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며 “친환경 생활문화가 확산되도록 그린 패키징 구현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부터 전체 과일 선물세트에 종이 포장재를 도입하면 연간 5만개의 플라스틱 포장재(가로 40㎝, 세로 48㎝)를 줄일 수 있는데, 이를 차곡차곡 세우면 높이가 24km로 에베레스트산 높이(약 8.8km)의 3배에 가깝다”며 “연간 플라스틱 3.3톤을 절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8톤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30년산 소나무 1,185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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