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의 난' 종결…'3세 경영' 솔솔~

전성훈

indijeon@anver.com | 2012-01-09 12:28:34

[토요경제 = 전성훈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금호산업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실질적 오너로의 복귀를 앞둔 상황에서 오히려 금호산업 지분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30일 "박삼구 회장이 지난달 6일 금호산업 보유주식 전량(1만7437주, 지분율 0.02%)을 지분양수도 계약에 따라 장외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대금은 약 1억3000만원 이다.
이로써 박 회장은 금호산업 주식에서 손을 털었다. 박 회장의 금호산업 보유주식은 워크아웃에 따른 100대1 무상감자로 인해 1만394주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2월 그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한 7043주를 매입하면서 소폭 늘어난 바 있다.
이번에 박 회장이 주식 처분에 나서자 박세창 부사장이 모조리 되사들였다. 금호산업 무게중심이 금호가 3세인 박세창 부사장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인 지배회사다.
박 회장과 박세창 부사장은 지난 11월 말 금호석유화학 보유지분 전부(10.45%)를 일괄매각해 4090억원을 확보했으며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타진해왔다. 특히 금호석화 매각대금 중 절반인 2000억원을 확보한 박세창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승계도 마무리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금호석화 지분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줄이기 위해 금호산업 보유주식을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계열분리냐? 계열제외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금호석화,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등)으로 이원화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박삼구 회장 측의 금호석화 주식이 모두 매각됨에 따라 현재 계열분리의 걸림돌은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7.73%의 지분이 유일하다. 이에 26일 채권단은 계열분리 요건 충족을 위해 금호석화가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 1400만여 주를 매각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 측의 금호석화 매각 대금의 사용 용도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날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조회공시 했다.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망설이고 있는 만큼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재판결과가 주목된다. 계열제외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면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계열제외 검토 시 에는 금호석화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이 고려되지 않는다.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유증 참여도 난항


▲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 측이 금호석화 지분 매각대금으로 확보한 4090억원을 유상증자 참여 등에 사용한 것을 확인한 후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나 석유화학 계열사들에게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금호석화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14.41%)으로 박찬구 회장과 장남 박준경 상무보의 지분(13.98%)보다 높고, 특히 박찬구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경영권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분리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유상증자 참여가 신속하게 선행되는 것뿐이지만, 이마저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 금호산업의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는 박삼구 회장 측과 기존 주주들의 유증 가격에 대한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삼구 회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당 7000~8000원을 주장하고 있고, 기존 주주들은 주당 2만2500원을 요구해 갈등의 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박삼구 회장 유증 가격은

2012년 3월까지... 2011년 결산 보고 때까지 금호산업이 유상증자를 하지 않으면 자본잠식이 된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석화 지분을 모두 팔아 약4천억원 정도 현금을 만들었고 이를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통운 매각과 4개 계열사 매각으로 일단 풋옵션 등 급한 불은 꺼둔 상태이고, 이제 원래대로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의 최대주주가 되어 금호 그룹을 원래대로 되찾길 바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을 되찾기 위한 첫 번째 과제인 금호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길이 순탄치 않다. 채권단과 유상증자 가격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건설 인수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금호산업에 출자전환한 가격이 주당 22500원이었던 점을 들어 박삼구 회장에게 이를 적용하려 하고 있고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의 의견대로 22500원에 유증을 할 경우 4천억원으로 지분 14%밖에 안 된다며 수용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정된 오너십 회복을 위해서는 30% 지분을 얻을 필요가 있어 7300원대 유증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다.
유증이 늦춰질 경우 이해득실을 따지면 채권단이 더 크다.
이유는 자본잠식 탈피도 되고 박삼구 회장의 과욕도 꺽 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매각 할 경우 금호산업의 자산 가치는 떨어지고 채권단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3세 경영 본격화 신호탄?

범 금호가(家)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그룹의 최대 악재로 작용했던 '형제의 난'이 막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자제들이 연말 인사에서 나란히 승진하며, 계열분리를 앞두고 3세 경영을 본격화 하고 있다.
현재 범 금호가는 금호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으로 구성될 예정인 박삼구 회장 진영과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금호PMB화학, 금호폴리켐, 금호개발상사 등으로 이뤄질 박찬구 회장 진영으로 나눠지고 있다.
금호석화의 경우 지난달 28일 단행한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박철완 해외1·2팀장과 박준경 해외영업 3·4팀장을 각각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박철완 상무보의 경우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금호석화의 현 회장인 박찬구 회장의 조카이며 박준경 상무보는 박 회장의 아들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당시로부터 5일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계열분리 전 오너십을 강화해 3세들에 대한 승계를 본격화 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금호석화 측 관계자도 "경영승계까지 논하기는 이르지만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것은 맞다"며 "일종의 '경영수업'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호석화가 홍보실을 신설해 계열 분리기 임박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기존 홍보업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총괄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현재 금호가는 지분정리가 마무리된 상태로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매각해 얻은 3000억원이 어디에 사용될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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