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본드 빠진 은행들’...지속가능채권 잇따른 발행, 장기 효과는?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9-05-09 12:00:08

[사진 = 각 시중은행]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최근 친환경·사회적 프로젝트 투자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그린본드(green bond)성격을 띈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린본드(green bond)란, 환경친화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 채권을 말한다. 지속가능채권의 경우 해당 채권을 통해 모집된 자금은 친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 투자 등 사용처가 특정되어 있다.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지속가능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관리체계를 검증받아야 한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심으로 친환경 프로젝트 등 사회공헌에 기여한다는 지속가능채권의 성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은행들은 또 이를 통해 자금 수혈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시작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3억달러 규모로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올 1월에는 4억5000만달러 규모로 재차 발행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올 2월 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으며, 최근 대만 자본시장에서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포모사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이에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에너지재생·담수전환·중소기업 수출입금융 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도 올 1월에 6억 달러 규모의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4억달러 규모로 발행 청약을 마무리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은행들이 줄이어 대규모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는 배경으로 지난해 9월 정부의 외평채 발행 이후를 꼽는다. 이에 지자체(서울, 경기 등)에서도 그린본드 채권에 열심이었고, 자본조달이 어렵자 국내 은행들에게도 밀어붙이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사진 = 그린본드 이미지]

하지만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채권의 장기성에는 의문표를 달았다. 지속가능채권은 영구채(만기가 없는 채권)이다 보니 막상 만기가 왔을 때 부채발생 등 리스크 문제 생길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반적으로 보통 채권은 자본비율을 규제하는 편인데 영구채와 같은 특수목적의 채권 같은 경우 신종자본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자본비율인 10.5%이상을 넘어서면 부채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 같은 경우는 바젤III영향을 받아 리스크를 감안한 자본조달을 하지만, 시간이 지났을 경우 연체율 관리 면에서 리스크가 발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투자한 회사가 채권발행에 뒤지지 못해 추가 조달을 해야 할 경우 리스크 감당은 누가할 것인지도 문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금융경영학 교수는 “주식보다는 채권이 리스크 발생 우려는 적지만, 그래도 추가조달 발생이 잦아질 수 있다는 면에선 미리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기준은 위험건전성을 보고 규제를 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 실제 발행은 지자체가 대부분하므로 만기가 왔을 때 자본규제 규율 넘어서도 기업 상황에 따라 부채발생, 폰지사기 등 리스크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때 감당을 어떻게 할지는 고민해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폰지 사기는 실제 아무런 사업도 벌이지 않으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사기 수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편, 해외에서는 이런 형태의 채권발행을 이미 활발하게 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세계은행은 2014년 1월에 제정된 그린본드(Green Bond)를 올해 9월까지 시장의 크기를 두 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통해 지속가능채권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초기단계인 그린본드 시장의 투명성과 효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기관에 대한 ESG 평가를 실시하고 자금조달을 받는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는 등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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