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잇단 금융사고에 ‘패닉상태’

툭하면 터지고 은폐까지 ‘모럴해저드’ 최악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9-16 10:59:50

“직원이 억대 횡령하고도 사실 은폐…비난 여론 봇물”
서울‧대구‧청주‧부산 등 전국각지 동시다발 총체부실
허술한 내부 관리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대책마련 시급
올해만 금융사고 7건‧피해액 101억원, 전년대비 3배 증가

▲ 신종백 새마을금고 회장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새마을금고(회장 신종백)의 잇단 금융 사고에 고객들의 불신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임직원들의 횡령·배임 등 비위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새마을금고에서만 벌써 7건이나 일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충남의 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고객 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와 함께 해당 새마을금고 측에서 이 사실을 은폐하는 등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 비난받은 바 있다.

이에 금융업계는 새마을금고에 잇따르는 금융사고 원인을 놓고 허술한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다른 금융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상시 감독과 제재를 받는 것에 반해 새마을금고는 금감원에 비해 다소 약한 안전행정부의 감독을 받고 있어 관리‧감독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어제 오늘 일 아닌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지난 4일 새마을금고에서 또다시 횡령 사고가 일어났다. 더불어 새마을금고가 직원의 억대 횡령 사고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이날 고객 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충남 논산 놀뫼 새마을금고 전 부장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부장은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고객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금을 전산망 조작 수법으로 자신과 지인의 계좌로 빼돌려 6억6000만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제보자로부터 이같은 첩보를 입수해 A부장을 검거 했다. A부장은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고, 지난 2008년 퇴사하면서 전액을 변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놀뫼 새마을금고가 당시 피해금액을 변제 받는 조건으로 A부장의 횡령 사실을 덮은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감사 요청을 받아 A씨를 조사해왔다. 놀뫼 새마을금고는 친인척들과 함께 피해금액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A부장을 자진 퇴진시켜 퇴직금을 수령케 한 뒤 이를 변제하면 경찰에 고발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에는 새마을금고에서 수천만원을 턴 20대 보안업체 직원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17일 서울 강북구 새마을금고 2곳에서 7700만원을 훔쳐 달아난 B씨에 대해 지난달 27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서울 강북구 인수동 새마을금고에서 3800만원을 훔치고 인근 새마을금고에서 3900만원을 훔치는 등 모두 77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피해 새마을금고의 사설 보안업체 직원으로 밝혀졌으며, 새마을금고의 보안시스템이 소홀히 관리되고 있는 점을 노리고 출입문 열쇠를 미리 복사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1월부터 터진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의 횡령 소식에 허술한 내부 관리시스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월 대구시 동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20년 넘게 근무해 온 여직원 C씨가 불법대출을 통해 17억여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새마을금고 관계자에 따르면 C씨는 새마을금고와 거래하고 있는 고객들의 명의를 도용해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고객이 맡긴 예금을 입금하지 않거나 고객명의로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모두 232차례에 걸쳐 고객 예금 17억8000만원을 횡령했다. 이 여직원은 지난 8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강동명 부장판사)의 판결에 따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같은 달 청주 지점에서는 부풀린 부동산 감정평가서 등으로 100억대의 부실대출을 해주고 금품을 받은 새마을금고 명예이사장 등 관련자 7명이 구속 기소됐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부산 영도구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로 근무하면서 고객 명의로 대출을 받아 30억원을 횡령한 직원 D씨가 횡렴 혐의로 구속됐다. D씨는 지난 2010년부터 3년 동안 고객 20명의 명의로 30억원의 금고 예금을 대출 받은 뒤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거나 고객 대출 상환금과 이자를 중간에서 가로챈 바 있다.

같은 달 대구에서도 고객예금을 담보로 13억대의 돈을 대출받은 전 새마을금고 여직원 E씨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E씨의 횡령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은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 2명 등도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5월에는 충북경찰이 예금담보대출 실무책임자로 일하면서 고객 돈 6억을 빼돌린 청주의 한 새마을금고 간부 F씨를 공금횡령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지난 6월에도 감정평가액을 부풀린 부동산을 담보로 100억원대 불법대출을 해 준 새마을금고 간부와 브로커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최근 5년간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피해액 266억…올해만 101억

새마을금고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잇단 금융사고에 올해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의 비위로 인한 금융사고 피해액만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새마을금고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년 1월~2013년 7월) 새마을금고 임직원의 횡령·배임 등 비위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총 21건, 피해액이 266억59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에만 7월까지 7건의 횡령사고와 101억1100만원의 피해금액이 발생해 지난해 대비 금융사고 건수는 2배, 피해액은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최근 5년간 부실대출로 인한 대출금 결손액(대손상각처리)은 총 4조3267억원(3793건)에 달했다. 2009년 5731억원(456건)의 대출금 결손액이 지난해에는 1조9313억원(1435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지점을 가진 대형은행과 달리 독립적 법인체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면 악성소문이 급속히 퍼져 대규모 인출사태가 발생하고 결국 경영이 어려워 합병·해산 절차를 밟게 된다.

진 의원은 “일반서민의 자활과 재산증식을 지원해야할 새마을금고가 임직원들의 비위와 부실대출로 서민들의 소중한 재산에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금고 직원들의 교육과 도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처벌하고 피해보전만 하면 문제없다는 안일한 사후약방문식 처방에서 벗어나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금융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계에서도 새마을금고 금융사고가 모두 임직원들의 횡령과 배임으로 발생됐다는 점, 부실대출로 인한 대출금 결손액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흡한 시스템은 물론 새마을금고 자체의 내부 통제가 허술한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측 역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근 계속되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고객들에게 불안감을 드려 죄송하다”며 “현재 중앙회 내부적으로도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들의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감시망을 철저히 점검하는 등 대책마련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상시감시종합정보시스템을 도입했다. 앞으로는 금융사고가 해마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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