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인사 키워드...젊은 리더교체·‘여풍당당’
문혜원
maya@sateconomy.co.kr | 2018-12-31 08:57:50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이번 인사 임원 배치에 ‘여풍’바람이 불고 있다. 또한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대거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 농협, 하나금융지주 순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5대 은행의 연말 최고경영자(CEO)·임원진 인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연말 인사의 특징은 ‘그룹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파격 세대교체와 ‘여성 임원 배치’가 두드러진다.
먼저 KB금융지주는 박정림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증권가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박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KB금융 임원 가운데 화통한 성격과 꼼꼼한 업무관리로 무장한 여걸로 불린다
박 부사장과 함께 KB증권을 이끄는 김성현 각자대표 내정자 역시 1963년생이다. KB캐피탈 대표로 내정된 황수남 전무는 이보다 젊은 1964년생,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이번에 새로이 지명된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1960년대생이다.
KB국민은행은 부행장과 전무 등 임원의 연령대를 낮추며 세대교체에 동참했다. 허인 국민은행장보다 나이가 많던 1960년대생 부행장 두 명이 이번 인사로 자리를 내주었다. 부행장은 1963년생과 1962년생으로만 채웠다.
여성 임원으로는 조순옥 상무가 국민은행 최초 여성 준법감시인이 됐다. 이어 김종란 신탁본부 상무, 이미경 IPS 본부장 등을 기용하면서 임원급 여성을 총 5명으로 늘렸다.
신한금융도 이번 인사에서 여성 리더가 배출됐다. 왕미화 신한금융 WM사업부문장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가 부행장급으로는 처음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조경선 부행장보가 경영진에 합류했다.
왕 부문장과 조 부행장보 모두 신한금융의 여성 인재 육성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 과정 출신이다. 신한은 또한 자회사 CEO가 모두 50대로 구성됐다. CEO의 평균연령이 57.0세로, 기존 CEO 평균 60.3세에서 3.3세 젊어졌다.
이에 진옥동 신한은행장(1961년생),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1962년생),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1959년생), 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1961년생) 등 50대가 주요 자회사 CEO 자리에 올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1960년생으로 역시 50대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파격 교체’라는 이름으로 금융권 안팎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연임에 실패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퇴출’이라는 불리며 불명예를 안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금융은 특히 2010년 신한사태 사건이 봉합이 안된 상태에서 내부적으로 인사 잡음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인사 교체를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급히 마무리하려고 했다는 비판도 지배적이다.
우리은행도 여성 임원으로는 기존 상무에서 부행장보로 승진한 정종숙 WM그룹 부행장보 외에 송한영 전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이 이번에 외환그룹 상무로 선임됐다. 정 부행장보는 내부적으로 종로와 강남영업본부장을 거친 영업통으로 평가 받는다.
정 부행장보는 또 WM그룹장 취임후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WM그룹의 위상 향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송 상무는 여성직원들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기업영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둬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는 남대문기업영업본부, 종로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을 거쳐 승진 전까지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KEB하나은행은 전무와 부행장을 대거 신규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에 나섰다. 하나은행의 인사 교체 목적은 디지털 트렌드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에 조직에 비전과 혁신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발탁했다.
앞서 28일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면서 부행장 6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에 부행장 수가 4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또한 전무 16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7명이 신규 선임됐고, 본부장·상무는 44명 중 17명이 부·점장급에서 승진했다.
농협금융은 지주가 농업금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그룹 전략기능 강화의 핵심을 ‘농업금융’으로 설정하고 지주 내 전담조직과 인력을 충원했다.
이에 계열사별로 각자 수행하고 있는 농업금융 사업을 수요자(농업인) 관점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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