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책, '현실성은 제로?'

체크카드·가맹수수료 대책에 반응 '시큰둥'…'빈수레만 요란'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2-29 11:46:43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금융위원회가 특단으로 내세운 신용카드 대책을 놓고 이에 대한 실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개인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신용자와 미성년자들은 원칙적으로 신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게 된다. 또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이용을 장려할 방침이다. 최근 논란이 된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카드사와 가맹주,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형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과 대응방안이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카드 발급기준 강화


▲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위원회에서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대책 발표하는 서태종 정책관.
금융위가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가계부채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중채무자와 저신용층의 이용 비중이 높은 신용카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금융시장의 불안을 줄이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서민정책관은 “카드 대출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카드대출은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신용카드 대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크게 △신용카드 발급기준 강화 △체크카드 이용 활성화 △가맹 수수료 체계 개선 등이다.


우선 신용카드 신규 발급 기준은 개인신용등급 6등급 이상으로 대폭 강화된다. 신용카드 이용 한도도 카드사 회원의 결제능력과 신용도, 이용실적 등을 심사해 정하기로 했다.


이에 앞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은 가처분 소득을 입증하는 관련 서류를 카드사에 제출해 지불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서태종 금융위 서민정책관은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 중 신용카드 소유자가 280만 정도가 된다”며 “이들은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만료된 뒤 결제 능력을 입증하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7등급 이하도 카드 사용기한이 만료된 뒤에는 지불 능력을 입증해야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 발급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소년소녀 가장에 대한 복지카드 발급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용카드 발급을 허용하지 않고, 직불형 카드 사용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서 정책관은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 관행이 굳어진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결제 수단으로 직불형 카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성년자에 대한 카드 발급기준 강화 배경을 설명했다.


◇체크카드 장려…‘실효성 의문’


금융위는 금융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지양하고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할 방침이다. 체크카드는 통장 잔액에 대해서만 결제가 되기 때문에 가계부채 등의 우려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각종 혜택(포인트 적립·부가서비스 등)이 적은 만큼 소비자들이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소득공제 부분이다. 금융위는 직불형 카드 소득공제 한도 확대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신용카드는 사용금액의 20%, 체크카드는 25%를 과제표준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체크카드에 한해 30%까지 확대를 추진할 예정으로 체크카드 사용에 동기부여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시 주어지는 혜택에 비해 체크카드 이용시 혜택이 적어 단순 소득공제 한도 확대로 동기부여를 이끌어낼지 의문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체크카드의 수익률이 신용카드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신용카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의 권고는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불형 체크카드의 이용실적이 높으면 신용등급을 유리하게 하겠다는 내용도 있으나 이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이다. 신용등급 조정은 신용평가사와 합의가 필요하고, 직불형 체크카드에 신용등급을 유리하게 제공하면 현금이용자에 대해서도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금융위는 전체 카드에서 차지하는 직불카드 사용비중을 오는 2016년까지 50%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은 좀 더 두고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 영세 소상공인들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위원회 앞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폐지 촉구 궐기대회’를 열고 카드수수요율 인하 등을 주장했다.

◇가맹수수료 논란…해결 실마리 ‘글쎄’


가장 이슈가 된 부분은 가맹 수수료 문제이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신용카드 발급 규제강화 및 체크카드 이용이 중점사항이었지만 최근 카드사들이 가장 피곤해 하는 부분은 바로 수수료 인하 논란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골프장, 음식점 등 업종별로 수수료가 책정되는 현행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 책정이 물건이나 서비스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수수료 요율을 낮추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비용이 일정 기준 이상인 카드 회사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감독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서민금융정책관은 “앞으로는 소속 업종이 아니라, 해당 가맹점 특성이 수수료 책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야 한다”고 수수료 체계 개선 방향을 시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돼있지 않아 카드사와 가맹주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소가맹점에 대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도록 권고했으나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했고 수수료율도 1.80%까지 인하한 상태다. 반면 중소개맹주들은 여전히 1.50%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양 측 불만의 해결실마리는 나오지 않은 셈이다.


또 카드사가 개별 가맹점의 현실에 맞춰 수수료율을 매기는 방안도 포함돼 있으나 이 역시 논란의 소지는 남아있다. 카드사가 제시하는 수수료율을 가맹주들이 받아들이는기만 하는 것에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보다 구체적인 수수료 체계 개선방안을 1분기 중 마련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관계자는 “이번 방안만으로 신용카드 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칫 카드사와 가맹주, 소비자들로부터 모두 비판의 소지가 있는 만큼 상황에 보면서 점차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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