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안도랠리…연말 산타올까?

전성훈

indijeon@naver.com | 2011-12-26 14:36:1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하면서 증시가 출렁였지만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평가사 제로인은 주요 북한 리스크가 발생한 이후 국내 일반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수익률이 하락한 구간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1999년 6월15일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남북한 함정이 교전을 벌였던 제1 연평해전 이후 국내 일반주식형펀드는 일주일간 평균 7.51%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가 10.30% 상승하는 등 국내 증시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1개월 수익률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15.08%, 17.30% 상승했다.
2002년의 제2 서해 연평해전이 벌어진 후에도 국내 일반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일주일간 4.41% 올랐다. 1개월, 3개월 뒤에는 각각 3.00%, 12.09% 하락했지만 이는 경기 침체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국내 증시가 장기 하향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한 다음 일주일 동안에도 국내 일반주식형펀드 수익률은 2.67%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역시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각각 5.31%, 3.86%로 양호했다.
지난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 후에도 펀드 수익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일주일간 평균 2.01% 수익을 냈고, 1개월과 3개월 수익률도 올랐다. 연평도 포격 이후에는 일주일간 펀드 수익률이 1.42% 뒷걸음쳤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이 각각 3.79%, 2.55%를 기록했다.


◇안정 찾은 금융시장…코스피 ↑ 환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출렁였던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하락한 지 하루 만에 반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다.
20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1776.93)보다 13.35포인트(0.75%) 오른 1790.28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1027억원 내다파는 등 이틀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매수세를 보이던 기관도 89억원 매도세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은 557억원을 사들이면서 저가 매수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565억원 매수 우위로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한국전력과 KB금융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세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방위 산업주로 분류된 휴니드테크놀로지스(휴니드)와 스페코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퍼스텍과 비츠로셀은 각각 10%, 6%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남북 경협주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화전기와 좋은사람들은 각각 -3.05%, -2.16% 하락했고, 로만손도 -2.31% 내림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05포인트(2.10%) 오른 487.66을 기록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2원 내린 1168.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안도랠리 펼치면서 1800선 회복 시도가 전개되고 있다"며 "방향성에 배팅하기보다는 사태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방어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금융당국은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갖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적"이라며 "외화차입 시 가산금리와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현금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은행 외화자금 시장도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향후 증시는?…"반등했지만 낙관은 금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직후 3% 넘게 하락했던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학습효과는 이번에도 재현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북한의 새로운 정권 안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20일 이원선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대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북한 체제가 급격하게 붕괴될 가능성도 낮다"며 "김정일 사망이 기존 변수보다 영향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주식시장이 악재를 상당부분 반영했고 조정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시장이 이미 각오하고 있던 일인 데다 미국 경제는 소비 회복이 재고와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중국은 긴축이 완화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염두에 둔다면 한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위험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가 주식시장에서 중장기 악재가 되지 못했다는 학습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일단 금융시장은 급락 이후 되돌림 과정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북한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달리 현재는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뚜렷한 구심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따라서 북한의 후계구도를 비롯해 6자 회담 등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 여부에 따라 파급 효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곧바로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현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며 향후 북한 동향을 탐색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권력구도 변화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V자 반등보다 L자형 횡보 흐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유로존 이슈가 재차 불거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마저 덧붙여진 것을 감안하면 너무 앞서가서는 안 된다"며 "V자형 반등 시나리오보다 여전히 시간과의 싸움을 전제로 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곽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부각됐다고 해서 패닉에 휩싸여 주식 비중을 급하게 줄이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며 "사태 추이를 관망하며 원화 약세 및 외부 환경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형 수출주와 베타가 낮은 경기방어주가 단기 대안"이라고 밝혔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단순히 과거 학습효과의 재현 가능성을 겨냥한 적극적인 매수 대응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아직은 단기 낙폭이 과대한 만큼 상대적으로 추가 하락 리스크가 적은 업종을 중심으로 짧은 수익률 관점에서 대응하는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 종목으로는 과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으로 지난 5일 고점 대비 낙폭이 과대한 운수장비와 은행, 의약품, 화학, 운수창고, 철강급속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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