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사이버FC' 무더기 채용, 왜?

업계 "불완전판매 등 우려" 반신반의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1-12-26 13:58:48

삼성생명이 ‘사이버FC’로 불리는 재택설계사를 6개월 동안 4000명가량 대폭 확대하면서 그 성공여부를 두고 업계와 금융당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영업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어 회사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재택설계사는 실질적 관리가 어려워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신입 설계사 채용시 양적 성장 이외에 질적 성장도 고려해 선발요건을 강화하고 기존 설계사의 영업 능률을 제고하는 방안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 삼성생명은 최근 재택근무가 가능한 신개념 컨설턴트 ‘사이버FC’를 모집중에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에 대해 업계와 감독당국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이버FC 지원은 삼성생명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가능하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체 보험 설계사는 36만5670명으로 지난 3월에 비해 1만374명 늘어났고, 전속설계사는 21만6296명에서 22만4571명으로 8275명 늘어났다.


특히 삼성생명이 무려 4945명을 추가로 뽑으며 생명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증가세를 주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 중 4000명가량은 지난 6월부터 등록되기 시작한 사이버FC”라며 “이들 설계사 조직은 재택근무를 위주로 하는 주부들로서 삼성생명이 실험적으로 시도하는 영업조직”이라고 설명했다.


◇ 집에서 일하는 사이버FC


삼성생명은 “사이버 FC는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재무 컨설팅을 해주고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신개념 컨설턴트”라며 “가사와 직장 일을 병행하고자 하는 30·40대 주부들에게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즉, 육아문제나 집이 멀어 출퇴근이 어려운 경우, 혹은 투잡족을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재택근무 설계사로, 보험에 관심이 있어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초보 설계사 등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사이버 FC는 컨설턴트 일에 관심은 있지만 육아 등의 이유로 등록을 꺼렸던 주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험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후 전업 FC로 활동하게 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고소득보다는 적정한 보수로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원하는 구직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현재도 육아나 가사로 인해 전업 직장을 갖지 못하는 여성들이 사이버 FC로 활동 중이다.


삼성생명은 “이 프로그램은 미래성장동력인 30ㆍ40대 고학력 여성이 중심”이라며 “최근 보험 대체직업이 증가하고 보험영업에 대한 선호도가 하락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보험영업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이중에서 영업을 잘 하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전속으로 리쿠르팅하는 등 회사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제도”라며 “사이버FC는 올해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이지만 따로 사업비 등이 들지 않아 규모를 계속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불완전 판매 증가우려


4000여명에 달하는 사이버FC 조직을 관리하는 지점장은 단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지점장이 있는 작은 사무실을 빼면 따로 제공되고 있는 사무실도 없어 회사입장에서는 일반 설계사에 비해 엄청난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


한 설계사를 위해 투입되는 교육시설 및 자재, 사무실과 집기, 전산 확보와 관리인력 등의 사업비도 무시 못 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비가 덜 드는 만큼 기존 설계사가 받는 만큼의 교육과 관리는 되지 못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숙지, 고객 응대 등 모든 것이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며 “재택 설계사의 경우 일반 설계사에 비해 관리가 안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도) 이러한 관리가 안돼서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며 “재택 설계사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라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실제 영업현장은 분위기나 성향이 중요한데 재택근무자 같은 경우 아무래도 일반 설계사에 비해 의욕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영업현장은 분위기나 성향이 중요해 재택근무자 같은 경우 따로 지점을 둬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사들의 편의를 위해 재택근무를 하는 설계사를 두고는 있지만 영업력이 낮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이들을 위한 ‘관리 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도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는 인정하면서도 사업비가 적게 드는 측면에서 사이버FC를 통해 얻는 성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삼성생명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이러한 추세에 동참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독당국 “질적 성장이 중요”


삼성생명의 ‘사이버FC' 확대에 대해 금융감독당국도 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감독당국은 일단 보험사가 신규 설계사를 유치해 조직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험영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양적 성장 이외에 질적 성장을 고려해 신입 설계사 선발 요건을 강화하고 기존 설계사의 영업 능률을 제고하는 방안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13개월차 정착률을 계산할 때 신규계약 1건 이상, 유지계약 10건이 되지 않는 설계사는 아예 통계치에 잡히지 않는다”라며 “5000명 가까운 신규를 들인 것이 삼성생명에게 유리할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규모 확대를 위해 설계사 수를 늘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며, 적절한 교육과 보험영업을 위한 마인드 없이 급여 등을 이유로 보험 영업을 시작할 경우 소비자에게 필요 없는 보험을 파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설계사를 위촉하는 과정에서 이미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의 김미리내 기자는 “보험영업 채널이 다양화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은 설계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며 “단순히 영업수익을 위한 양적 팽창만이 아닌 보험소비자를 위한 좀 더 역량 있는 설계사 선발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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