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반(反)KT 동맹 깨졌다”
KT ‘안도’, ‘SKT vs LGU+’로 경쟁구도 재편
김세헌
betterman89@gmail.com | 2013-09-02 11:55:40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정보통신업계 최대의 이슈인 주파수 경매 최초로 밴드플랜 내에서 이동이 이뤄지면서 막판 변수가 발생했다. 반(反) KT 연합이 깨지면서 SK텔레콤 대 LG유플러스로 경쟁 구도가 바뀐 것이다.
이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를 견제하기 위해 밴드플랜1에 참여하다가 두 회사 모두 KT가 참여한 밴드플랜2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 반면 KT는 수월하게 KT인접대역을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다.
주파수 경매 막판에 이 같은 변수가 생기면서 주파수 경매의 흐름은 새로운 양상을 띄게 됐다. 앞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블록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이 대역은 KT처럼 장비투자 없이 바로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통신장비만 새로 설치하면 양사 모두 광대역이 가능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옥에서 진행된 주파수 경매 9일(47라운드)째에 밴드플랜2가 승자 밴드플랜이 됐으며, 해당 밴드플랜의 최고가 블록조합 합계금액은 2조175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매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밴드플랜2의 승자수가 2명이었고 패자밴드플랜인 밴드플랜1의 합계금액도 경매시초가인 1조9202억원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으로 패자밴드플랜의 최고가 블록조합 합계 금액이 시초가를 기록함에 따라 이통3사 모두 밴드플랜2로 옮겨 경쟁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인접대역 저지 전략을 멈추고 비용을 줄여 할당을 받기 위한 전략을 취했고, 경매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낮은 가격에 대역을 할당받기 위한 ‘실리 추구’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만일 밴드플랜1에 업체가 참여했다면 3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매대금을 올리지 않으면 패자가 된다. 하지만 이틀 연속 밴드플랜1의 최고가 블록조합이 시초가를 기록한 것은 현재 밴드플랜1에는 참여하는 통신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밴드플랜2가 낙찰되지 않은 것은 2개사가 같은 블록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밴드플랜2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2 블록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한편 KT는 KT인접대역인 D2블록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1.8㎓ 대역인 C2블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아직 한번도 사용되지 않은 2.6㎓ 대역보다는 1.8㎓를 낙찰 받는 것이 향후 주파수 품질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막판에 경매 구도가 바뀐 것은 SK텔레콤이 ‘실리 추구’를 위해 밴드를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KT가 인접대역을 저렴하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밴드플랜 1에서 꾸준히 경매대금을 올리다가 막판에 1.8㎓를 낙찰받기 위해 10라운드 정도를 남겨두고 밴드플랜2로 옮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밴드플랜1에서 1.8㎓ 대역인 C1에는 LG유플러스만 단독 입찰할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1.8㎓ 대역을 낙찰받기 위해서는 밴드플랜을 옮길 수밖에 없다.
1.8㎓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모두에게 장점이 있는 대역이다.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할뿐더러 SK텔레콤은 이 대역으로 LTE-A서비스도 하고 있어 장비만 새로 설치하면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도 1.8㎓를 포기하고 A나 B로 블록을 옮겨 2.6㎓를 가져가기에는 부담스럽다. SK텔레콤과 KT가 1.8㎓를 사용하고 이통3사 중 혼자 2.6㎓ 가져간다면 장비 투자에서부터 단말기 유치까지 3위 사업자로서 어려움이 많다.
반면 KT는 막판에 SK텔레콤이 밴드플랜을 옮기면서 경쟁구도가 바뀌어 KT인접대역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대1 구도로 KT를 공격해왔지만 기존 예상보다는 경매 금액이 많이 오르지 않았고 낙찰가도 5000억 이하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돼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밀봉입찰까지 갈 경우 KT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경매 금액 책정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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