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부도 골프장' 왜 포기했나
SK-NCC, 법정공방 벌이다 '조건 없이' 사업 결별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8-09-01 10:09:59
골프장 부지 매각 대금 문제로 두 회사 '삐걱'
SK "그룹 핵심 사업에 집중 차원 철수 결정"
안산시 대부도 골프장 건설 사업을 둘러싸고 NCC골프클럽과 법정 공방을 벌이던 SK그룹이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SK는 투자 원금만 회수했을 뿐 아무런 조건 없이 1조원대로 추정되는 골프장 사업권을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3월 SK에너지와 NCC골프클럽은 합작회사 아일랜드㈜를 설립하고 27홀의 골프장 및 빌라 건립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그러나 SK와 NCC골프클럽은 SK가 NCC골프클럽 대표이자 아일랜드의 공동대표 이사인 권오영씨 등 관계자 2명을 사기 및 배임혐의로 고소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SK는 지난 1월 NCC골프클럽이 합작회사 아일랜드에 매입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대금을 부풀려 피해를 입었다며 사기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SK는 아일랜드 지분 50%를 NCC골프클럽에 일괄 매각하며 골프장 사업을 전면 백지화시켰다.
업계에서는 전체 골프장 및 빌라 사업의 사업규모가 1조원대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할 때 SK의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일동레이크 골프장을 매각한 이후 10년 간 골프장이 없었던 SK는 사업 편의를 위해 골프장이 필요했음은 물론 대부도 골프장은 서울에서 가깝고 높은 수익률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사업파트너와 갈등을 빚은 데다 토지매입 등 일부 사업이 지연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부지 매각 대금 파문
SK와 NCC골프클럽은 지난 2007년 3월 주식비율 50대 50으로 자본금 100억원(총 40만주) 규모의 합작회사 아일랜드㈜를 설립했다. 출자금액은 NCC골프클럽 10억원(주당 5000원), SK는 90억원(주당 4만5000원)으로 차등을 두며 안산시 대남부동 산 159 일대에 골프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SK가 NCC골프클럽의 사기 의혹을 제기, 대표이사 권오영씨 등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대부도 골프장 파문이 불거졌다.
지난 1월 SK는 NCC골프클럽이 합작회사 설립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부지 105필지(66만646㎡)를 아일랜드에 매각하면서 실제 매입원가보다 65억원이 높은 379억원에 매각해 이를 부당한 방법으로 편취했다며 이 회사 전 대표 권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SK 관계자는 "회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서 NCC측을 믿고 사업을 진행했으나 상대측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사적 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NCC측에 잘못된 관행을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나 해결되지 않아 마지막 수순을 동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NCC골프클럽은 땅 값을 부풀린 계약서는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자금력을 과시한 것일 뿐 실제 토지매각 과정에서 SK와 충분한 협의를 가졌다며 맞섰다.
NCC골프클럽측은 "대기업이 거대자본을 이용, 골프장을 통째로 삼키기 위한 음해"라고 반발하며 지역주민과 함께 SK 본사 앞에서 연일 항의 집회를 갖기도 했다.
철수 결정, 왜?
그러나 양측은 별다른 이견 없이 속전속결로 결별했다.
SK가 법원 영장 기각 20일 만에 '투자금 90억원만 회수하고 조건 없이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7월 11일 법원이 권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양측의 법정소송과 진실공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였다. 이 과정 중 SK는 "법적 대응은 골프장 건설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정공방까지 벌이며 장기화 태세를 보이던 SK의 철수 결정에 업계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SK가 서해안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비롯해 향후 건설될 서해안 남북을 잇는 경기만고속도로의 중심이 되는 등 접근성과 인구 등 시장 환경이 좋은 대부도 골프장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은 의외라는 것. 더구나 SK는 IMF 외환위기 때 골프장을 매각한 뒤 현재까지 골프장이 없어 사업 편의를 위해서 골프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일랜드가 작성한 골프장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아일랜드CC(대부도 골프장)의 골프장 및 빌라 투자비는 6,368억원, 회원권 및 빌라 분양 규모는 9,208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2,900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때문에 SK는 핵심 인력들을 대부도 골프장에 파견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SK는 주진복 SK 지식관리팀장을 비롯해 진영민 SK 자금팀장 등 실무 책임자들을 대거 파견해 자금사용 등에 관한 사항까지 일일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 과정에서 SK는 당초 투자금 90억원 외에 지가 상승분 등 수백억원을 NCC골프클럽에 요구했으나 최태원 회장 등 그룹 고위층에서 "투자금 90억원만 회수하고 조건 없이 철수하라"고 해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SK 고유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며 "골프장 건설 사업 철수와 동시에 NCC골프클럽에 대한 검찰 소송건도 취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