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전담하는 ‘통합 산은’ 내년 7월 출범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등 매각대상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09-02 11:43:50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산업은행 민영화가 중단되고 정책금융공사(정금공)와 산업은행, 산은지주를 합친 ‘통합 산업은행’이 국내 정책금융기능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대외정책금융 부문은 수출입은행(수은)과 무역보증보험(무보)의 2원체제가 유지되고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백지화됐다.

정부는 지난 27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우선 대내정책금융 부문은 정금공과 산은, 산은지주를 통합해 기능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민영화는 중단된다.

대신 '통합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회사채 인수, 신성장산업 지원, 투자형 정책금융 등 대내정책금융업무를 일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금융위원회 고승범 사무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안정 기능이 중요해짐에 따라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한 산은의 정책기능을 유지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산은이 정책기능을 유지할 경우 산은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해 정책재원의 비효율성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정금공은 산은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금공의 온렌딩(중소기업 지원 정책금융)과 투자업무는 산은내 정책금융본부가 맡고, 정금공의 해외자산(약 2조원)은 수출입은행에, 직접대출 자산은 산은에 이관키로 했다. 금융안정기금도 통합 산은으로 이관된다.

산업은행 자회사 가운데 일부는 매각된다. 정책금융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등이 매각대상이다. 대우증권은 정책금융 연계성을 인정해 당분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KDB인프라운용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의 역할을 고려해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산은의 소매금융 업무는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축소하되 지점 확대와 예금 신규유치 등은 중단키로 했다.

정부는 매각대상 자회사들의 구체적인 매각시기와 방법 등은 시장수요와여건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고 사무처장은 “산은에 대한 정부의 지배주주 지위(50%+1주 이상)를 유지하되, IPO 등을 통해 일부 지분의 매각 또는 분산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정책금융 부문은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핵심기능을 강화하되 비핵심 업무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외정책금융의 두축인 수은과 무보의 2원 체제를 유지하면서 신흥국과 개도국 수출지원, 해외건설·플랜트 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대신 고위험·장기부문 지원 확대를 위해 현재 77% 수준인 수은의 단기여신 비중을 오는 2017년까지 4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무보의 경우 독점 운영되던 단기수출보험을 민간 금융회사에 개방해 오는 2017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60%이하로 축소할 예정이다.

고 사무처장은 “일본과 독일 등 다수 국가에서는 대출, 보험 기능을 존중해 복수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통합시 지원여력 확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오히려 기업 불편이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보증과 중복되는 무보의 선적전 수출신용보증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정책재원 중복활용으로 비효율 소지가 있는 정책금융기관 여신에 대한 무보 지원(보험)은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반면 무보 보험의 상업금융기관 지원은 확대해 정책금융 지원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수은과 무보의 건전성규제도 합리화할 예정이다. 무보의 경우 기금배수를 향후 50~60배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고, 운영위원회의 건전성 관리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수은도 건전성 감독을 유지하되, 대규모 해외프로젝트의 경우 신용공여한도의 예외를 적용하고 금융감독원의 검사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일부 완화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논란이 많았던 선박금융 부문은 선박금융공사를 수립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정부는 선박금융공사를 수립할 경우 통상마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기존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해 선박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선박채권 보증 도입, 제작금융 규모 확대, 정책금융기관이 선박의 담보가치를 보증하는 방안 등이 추진대상이다.

정부는 또 통상마찰 소지 등을 감안해 가급적 민간재원(50% 이상)으로 상업적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해운보증기금’ 설립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관계부처(기재부, 산업부, 해수부, 금융위) 협업과제로 공동 연구용역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설립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선박금융공사 대신 수은과 무보, 산은, 캠코 등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부서는 부산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옮겨갈 인력은 수은 부행장급 본부장을 포함한 약 100명 수준이며, 필요한 경우 이전기관들로 ‘해양금융협의회’를 구성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정책금융 부문은 기존 체제가 대부분 유지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정부 지배지분(50%+1주)과 정책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신·기보 역시 기존 체제를 유지하되 창조경제 지원기능 강화 위해 보증연계 투자, 기술평가 등 보증지원체계를 선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정기국회 중 산은법 전부 개정안 등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후 통합 준비절차를 거쳐 내년 7월1일자로 통합산은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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