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의 이유있는 '추락'

가격거품 최고 불명예…캠핑용품 일본과 114만원 차이

황혜연

hyeyeon8318@naver.com | 2013-09-02 11:37:16

등산스틱, 레키보다 고가격에 핵심품질은 기대이하
형편없는 AS, 소비자불만 폭주…홈페이지 고지도 엉망
실적부진 영원무역홀딩스 주가 하락…4개월새 25%하락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한때 잘나가던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최근들어 추락하고 있다. 가격 거품은 크고, 일부 제품 품질은 가격대비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는가 하면 형편없는 A/S로 인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노스페이스의 생산업체 ㈜영원무역홀딩스(대표 성기학)의 주가는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매출감소 등 실적부진에 따라 8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등골브레이커’라는 별칭과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높았던 노스페이스의 인기. 진정성 있는 가격정책을 펴지 않는 한 가격거품, 품질, A/S 등 총체적 부실에 묻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일 했지만 가격거품 세계 1등
국내 아웃도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그동안 10~20% 가량의 가격 세일을 앞세운 마케팅을 꾸준히 선보였지만, 가격거품은 세계 최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 서울YWCA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조사한 ‘캠핑용품 가격과 소비자 인식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 캠핑용품 가격이 외국에 비해 최대 2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브랜드는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네파, 코오롱스포츠, K2, 아이더, 버팔로, 콜맨, 스노우피크, 코베아 총 10개이며, 텐트, 타프(그늘막), 침낭, 매트, 스토브(버너), 코펠, 랜턴, 그릴, 의자, 테이블 등 10개 품목 329개 제품을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우리나라와 미국, 호주, 일본 등 4개국에서 똑같이 판매되는 캠핑용품 10개를 골라 평균 가격을 비교해봤더니, 우리나라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페이스 텐트 제품의 경우 일본과의 가격 차이가 최대 1.92배, 액수로는 114만 원까지 차이가 났다. 가격차는 대부분 제품 가격대가 높을수록 크게 나타났다.
또 캠핑용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품질 대비 가격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동안 캠핑용품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줄곧 이어져온 만큼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소비자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 대비 품질은 떨어져
이와 함께 지난 25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경량 등산스틱 가격·품질 비교조사’에서는 노스페이스가 타 브랜드에 비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12개 등산스틱 브랜드 가운데 각각 1개의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대상 제품은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시판 모델 가운데 두랄루민 재질이면서 손잡이가 일자형인 3단 길이조절 제품을 골랐다. 같은 브랜드 중 동일 유형 제품이 여럿이면 가장 가벼운 제품을 조사대상으로 삼아 성능을 비교 평가했다.
소비자원은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길이조절부 압축강도 ▲손목걸이 하중강도 ▲편심하중 강도 ▲무게 등을 측정했다.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3단으로 늘린 스틱을 수직으로 눌렀을 때 밀려들어 가지 않고 견디는 정도이며 편심하중 강도는 휘어지지 않고 버티는 정도를 말한다.
조사결과 12개 브랜드 제품 중 레키의 P.소프트라이트 AS(60,450원/개)가 길이조절부 압축 강도 및 손목걸이 하중강도가 가장 커 가격대비 품질이 가장 우수했다.
반면,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노스페이스 NFN92C03 제품은 레키에 비해 가격은 만 원 정도 더 비싸면서 길이조절부 압축 강도, 편심하중 강도, 손목걸이 하중강도 등 핵심 품질측면에서 떨어졌다.
노스페이스가 기능성을 명분으로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품질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형편없는 애프터서비스 비난 자초
이 뿐만이 아니라 노스페이스는 형편없는 애프터서비스(A/S)로도 비난을 받고 있다. A/S를 맡기러 간 소비자에게 적절한 응대를 해주지 않을 뿐 더러 A/S를 받은 제품마저 기존과 달라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 매체는 소비자 A씨가 바람막이 제품 수선을 맡기러 대리점을 방문했다가 블랙컨슈머 취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구매한지 얼마 안된 바람막이 제품이 찢어지자 A씨가 대리점을 방문했더니 “오래 걸릴 테니 테이프로 붙이고 다니다가 비수기가 되면 그때 수선하라”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 특히 노스페이스측은 고객 부주의라는 점만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노스페이스 등산화를 A/S 받고 화가 났다. 20만원 이상의 고가 등산화 앞부분이 뜯어져 대리점에 수선을 맡겼지만, 본사에서 수선했다는 등산화는 엉성하게 수선됐다. 이에 B씨는 대리점에 항의했지만 “본사에서 이렇게 수선을 해왔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들었다.
노스페이스 A/S 비용 또한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제기되고 있다. 의류의 특성상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노스페이스는 바람막이가 찢어졌을 때 그 길이에 따라 1만원 이상의 비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웃도어 업계 타 브랜드인 코오롱 스포츠와 K2, 블랙야크 등에서는 제품이 많이 찢어지지 않은 내에서는 무상으로 수리가 가능하다.
특히 노스페이스는 타 브랜드와 달리 자사 홈페이지에 A/S와 관련된 사항을 정확하게 고지해 놓지 않고 있다. 다만 A/S 절차 4개 과정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또한 품질보증기간에 대해서는 구입일 1년 이내는 무상수선이지만, 원단 덧댐, 창갈이 등은 유상이라는 고지가 있을 뿐이다.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상품의 상태에 따라 A/S에 대한 고지를 해놓은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노스페이스측은 토요경제의 입장을 묻는 취재요청에도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지난 4월22일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에 25%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 하락했다.
올 4월을 기점으로 영원무역홀딩스 주가 그래프가 가파른 산(山) 모양을 형성한 것은 실적 부진과 연관이 있다. 지난 2분기 영원무역홀딩스는 매출액 3840억원, 영업이익 476억원, 순이익 3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27%가량 감소했다. 업계는 실적 부진 요인이 단기간에 변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