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인가
정동진
jdj@sateconomy.co.kr | 2018-10-17 23:06:01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내년 3월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속도 제한이 없는 4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T플랜 인피니티(월 10만 원), KT 데이터ON 프리미엄(월 8만9000원), LG유플러스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월 8만8000원) 등을 출시했다.
과거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평균 요금 5만원 대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물론 예년보다 속도가 빨라지고, 속도제한이 없는 말 그대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2018년 5월 이동전화 단말기별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4G 스마트 폰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는 2015년 1월 3.2GB에서 2018년 5월 7.7GB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한 사용자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은 약 18.9GB였으며, 일반 요금제 1인당 트래픽은 1.8GB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이통3사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화와 문자 중심의 피처폰보다 데이터 중심의 스마트 폰 출시에 맞춰 통신사가 무제한 요금제를 유도, 이용행태를 변화시켰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면, 기자가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의 LTE 데이터 스페셜 A(월 6만5890원, 데이터 월 11GB+일 2GB 초과 시 3Mbps 이하로 속도 조절, 동영상/음악/게임 등 원활하게 이용 가능한 속도)를 2만2110원을 부담하면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로 교체할 수 있다.
여기에 결합 혜택 할인까지 받으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가격 탓에 유혹은 강해진다. 그 결과 조금 비싸더라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스마트 폰으로 유튜브나 영화 등 동영상을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이득이다. 반면에 데이터를 적게 사용한다면 맞춤 상담을 하더라도 기존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불리한 점이 많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각종 혜택이 쏠려 상대적으로 속도제한이 걸려있는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데이터 제공량이 적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면 인위적으로 데이터를 소비하기 위한 패턴이 없다면 데이터는 남아돈다.
속도와 용량이 걱정 없는 상품보다 요금과 용량·속도가 합리적인 요금제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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