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조선시대 과학수사의 진면목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송현섭

21cshs@sateconomy.co.kr | 2006-10-30 00:00:00

16가지 살인사건을 통해 조선시대를 살펴보는 책이 있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은 당시 살인사건들을 재구성, 사건의 발생에서 범인 검거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 양반이 저지른 살인사건, 여성과 반군들의 살인, 미궁으로 빠졌다가 뒤에 해결된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은 흡사 현재 벌어지는 범죄수사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우선 조선시대 지배층인 사대부들이 저지른 살인을 중점적으로 다뤄 양반들의 이중성과 잔혹성을 드러냈다. 반면 피지배층과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실상을 그리고 있는데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간 조선시대 하층민들의 서글픈 실상이 조망된다. 또 수사과정에서 조선시대의 과학 수사와 법의학의 세계를 보여주는 점에서 색다른 묘미를 던져주고 있다.

살인사건은 장소와 시대를 막론하고 일어났으며 흔히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린 조선에서도 엽기적이고 잔혹한 살인사건은 자주 발생했다. 저자는 16가지 살인사건들을 좌포도청등록, 우포도청등록, 조선왕조실록, 추관지, 흠흠신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과연 가해자는 누구이며 피해자는 누구인가? 이 책에서는 양반은 과부로 사는 조카며느리가 음란하다는 소문이 있다며 자루에 넣어 강에 던진 뒤 돌덩이를 얹어 잔인하게 살해하는 어이없는 살인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남편을 죽인 진범을 찾아 14년간 남장을 하고 진범을 찾아 마침내 검거한 봉생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하기까지 한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관리들은 억울한 죽음을 없게 하라는 수사지침인 무원록에 의거해 치밀한 사건수사를 벌인다. 물론 범죄의 끝은 반드시 정의의 승리로 귀결된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범죄는 속성상 일시적으로 은폐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숨길 수는 없으며 과학수사의 발전에 따라 범인은 결국 덜미를 잡히기 마련이다. 몇백년전, 낯설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조선시대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상을 조명해보는 저자의 노력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이수광 지음, 다산초당,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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