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에어 잡으러 울트라북 온다
2012, 노트북시장 대격돌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1-12-26 13:51:03
최근 태블릿PC의 기세에 눌려 노트북PC 시장은 감소추세에 있다. 거기다가 멋진 디자인과 성능, 가격이라는 세 마리토끼를 다 잡은 애플의 맥북에어의 선풍적인 인기까지 겹쳐 기존 노트북 제조사들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노트북 시장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이다. 인텔은 ‘울트라북’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노트북 시장의 부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울트라북의 성공은 불투명하다. 울트라북 자체가 그저 ‘맥북에어 같은’ 윈도우즈 노트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그럴거면 그냥 맥북에어를 사면된다”는 반응이다.
‘멋진 디자인의 고성능 초경량 노트북PC’의 대표는 애플의 ‘맥북에어(Macbook Air)’다. 얇고 가벼운 알루미늄 유니바디를 가졌으면서도 떨어지지 않는 성능과 적당한 가격을 갖춘 맥북에어는 2008년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2008년에 처음 선보인 애플의 맥북에어는 2010년 10월 제품군을 정리하고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판매량이 더 증가했다. 맥북에어는 가볍고 얇은 옆모습과 전통적인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SSD(Solid-state device) 장착, 긴 수명의 배터리가 특징이다.
2011년 7월에 애플은 대부분의 모델에 더 많은 메모리를 추가하고, 인텔의 샌디 브릿지 프로세서로 성능을 높이는 등, 재정비해 또다시 맥북에어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다른 노트북PC들은 혁신성, 경쟁력, 그리고 가격의 측면에서 애플의 맥북에어를 따라갈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 ‘울트라북’, 새로운 대세 될까
그러나 2012년엔 ‘울트라북’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 그 주역은 새로운 종류의 얇고 가벼운 ‘울트라 포터블 노트북PC’를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 시킨 인텔이다. 인텔은 지난 5월 울트라북의 레퍼런스(참고용)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인텔은 울트라북을 “두께 21mm(0.8인치) 이하이며 배터리 수명이 긴 인텔 코어 칩이 탑재된 노트북PC”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울트라북도 11·13인치의 크기와 1.3kg이하의 무게, 하드디스크 대신 SSD가 탑재돼 최대절전 모드에서 키보드 입력이 가능한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은 7초 미만이어야 한다.
인텔은 노트북PC가 아닌 반도체를 만들지만, 노트북PC 제조사들에 울트라북 규격을 제공함으로써 “얇고 가벼우며 아름다운” 제품들을 좀 더 쉽게 생산할 수 있게 했다. 물론 가격이 1000달러 이하로 책정되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결론적으로 울트라북은 “저렴하지만 디자인이 멋진 고성능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개념적으로, 울트라북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울트라북의 기준은 애플이 지난 2008년에 출시한 맥북 에어가 기준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노트북 산업은 이미 맥북 에어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 대한 경쟁이 시작되어 얇은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5년 전 출시된 소니 바이오 x505의 무게는 0.9kg에 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맥북 에어가 바로 울트라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울트라북’은 인텔이 내놓은 마케팅 용어일 뿐이다. 그러나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지금, 노트북PC가 시장에 다시 돌아옴을 의미하기도 한다.
◇ 내년, 울트라북 쏟아져 나온다
일각에서는 맥북에어와 울트라북의 승부를 놓고 “향후 2년 동안 맥북에어의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시장점유율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ISI 그룹의 브라이언 마샬은 “애플은 2011년에는 630만 대의 맥북에어를 판매할 것이고, 2012년에는 840만 대, 2013년에는 1,040만 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1년 9월 30일에 끝나는 애플의 분기별 노트북 판매량에서 맥북에어는 49%를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애플이 맥북 에어를 더욱 많이 판매하고 있음에도, 전체 점유율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마샬은 “울트라북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2011년 89%에서 2012년에는 46%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점유율이 3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에 애플을 제외한 제조사들의 울트라북 판매는 거의 1,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3년에는 애플과 다른 업체들 사이의 간극은 더욱 커져, 후자는 2,160만 대를 판매하면서 68%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내년부터는 울트라북이 대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무려 30~50종의 울트라북 모델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인텔도 CES에서 노트북 제조사들에 대한 지원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품은 2012년 1분기말, 또는 2분기 중에 출시될 전망이다.
가격이 새로운 OS보다 더 중요한 요소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즈 8(Windows 8)을 내년에 발표하면, 애플 외의 다른 울트라북의 판매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울트라북 제조사들이 가격 수준을 낮출 수 있다면, 현재 독점에 가까운 애플의 최근 행보를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울트라북은 디자인·하드웨어·가격 이 모든 측면에서 맥북 에어와 경쟁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이다. 더 나아가 인텔은 맥북 에어보다 높은 수준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울트라북은 인텔의 차세대 CPU인 코드명 아이비 브리지가 출시되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비 브리지의 전력 효율과 성능, 그리고 SSD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은 울트라북의 가격을 낮추고 장점을 강화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 울트라북, 어려운 싸움 될것
울트라북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2012년에도 애플 맥북에어가 슬림 노트북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애플은 미국에서 맥북에어 제품군을 앞세워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한자릿 수에 머물던 점유율을 10%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울트라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윈도우 노트북 중 맥북에어의 가격과 두께, 무게를 따라올 수 있는 제품이 없었다는 점도 맥북에어의 활약에 보탬이 됐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마크 모스코비츠는 “애플의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이미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라며 “애플제품은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셈”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얇고 가벼운 노트북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맥북에어가 해를 넘겨도 인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울트라북의 예상보다 높은 가격도 중요한 요소다. 현재 노트북 제조업체가 출시하는 울트라북의 가격대는 국내 가격 기준으로 120만원대에서 260만원에 이른다. 모스코비츠는 “울트라북 제품군은 아직 맥북에어에 위협적이지 않다”라며 “울트라북 가격이 8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가야 경쟁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마샬은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이 아이패드에 안드로이드가 참패한 것처럼 울트라북도 애플을 상대로 어려운 도전을 하는것”이라며 “울트라북은 기존 노트북PC 제조사들에겐 사활을 건 승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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