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한국씨티銀 '엇갈린 라이벌戰'
SC제일, 총파업 인한 '이미지 실추' 개선 노력…씨티, 고액배당 등 논란
장우진
mavise17@hotmail.com | 2011-12-26 13:00:39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대표적인 외국계 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05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이 제일은행을 3조4000억원에 인수하고 그 해 9월 SC제일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SC제일은행은 기존 제일은행 점포를 바탕으로 점차 사업을 확대해나갔다. 한국씨티은행은 2004년 미국계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씨티그룹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인 만큼 국내 시장 진출과 함께 화제가 됐다. 이 두 은행은 모두 국내에서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했다. 외국계 금융사 중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회사는 이 둘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행보가 엇갈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 시작된 총파업으로 홍역을 앓았다. 그러나 점차 노사갈등이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SC제일은행 측도 이미지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씨티그룹은 최근 논란이 된 ‘외국계 은행 고액 수수료’ 등에 오히려 반기를 들고 있으며, 최근 금융당국의 권고를 무시한 고액배당 실시로 눈총을 받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최근에 벌어진 SC제일은행 노조 총파업은 금융권에서 7년만에 일어난 총파업이었다. 그런데 7년전 총파업은 한국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 노조가 씨티그룹의 인수에 반발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SC제일銀, 총파업으로 실추된 이미지 개선 ‘안간힘’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 27일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미 총파업 이전부터 노사간의 마찰은 꾸준히 있었다.
총파업의 가장 큰 원인은 ‘성과연봉제’ 논란이다. SC제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노조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다. 결국 총파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에 치달았으며, 노조의 8월말 복귀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10월달에는 임원진 2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업에 대한 징벌’,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 입장에서는 어떤 작은 일 하나라도 총파업과 연계되며 톡톡히 홍역을 앓은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1월에는 ‘소매채널사업부’를 신설하고 소매금융 확대에 나섰다. 기존 영업점에 한정됐던 기존관리에서 벗어나 오프라인과 온라인·모바일 등을 통합해 최적화된 영업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총괄헤드로 임명된 박종복 전무는 “이번 영업조직 확대 재편을 통해 더 나은 고객서비스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과 함께 선장하는 ‘국내 최고의 국제은행’으로 한국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 최근 외국계 은행의 수수료가 논란이 되면서 SC제일은행은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게 SC제일·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도마위에 오른바 있다.
이 때문이지 SC제일은행은 영업시간 외 ATM(자동화기기) 이용에 대해 당행간 이체 수수료(현행 600원)를 폐지할 예정이다. 또 당행간 ATM 현금출금 이용 2회시부터 수수료를 50% 감면할 방침이다. ATM이용 타행 송금시에도 수수료가 50% 감면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및 만 18세 이하 고객에 대해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감면하고, 창구에서 송금할 경우 수수료 50% 인하할 예정이다. 또 감면하며 당행 송금 시에는 1500원에서 750원으로, 타행 송금 시에는 3000원에서 1500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또한 ATM을 통해 타행으로 송금할 경우에도 수수료가 50% 감면된다.
또 총파업으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슈퍼카 통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추첨을 통해 선정된 고객 10명에게 SC제일은행 직원이 운전하는 슈퍼카로 1일 출퇴근을 시켜주며 커피와 도넛, 소정의 기념품도 증정할 계획이다.
◇한국씨티銀, 고액배당 논란·신용등급 하락 ‘악재’
SC제일은행이 이미지 제고를 위하 두 팔을 걷어부친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먼저 고액배당 논란이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한국씨티금융지주에 1299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는 지난 2004년 한미은행 인수 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4월에도 1002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올해만 총 2301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고액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을 무시한 처사라는 점이다.
기존 씨티은행은 올 3·4분기 누적수익 4253억원 중 60% 정도인 2600억원을 배당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계속된 권고에 배당액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씨티은행은 올 3ㆍ4분기까지 누적 순익 4253억원의 60%가량인 2600억원을 배당하려 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억제조치에 따라 배당액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또 배당금 1299억원 중 1003억원을 미국 씨티그룹에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최근 론스타의 고액 배당과 관련해서도 한바탕 시끄러웠던 적이 있음에도 외국계 은행들의 이 같은 행태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비판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세 올 4월 배당한 1002억원 가운데 800억원은 미국 씨티그룹에 흘러갔다.
이에 미국 씨티그룹이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씨티은행 배당금으로 메꾸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미국 씨티그룹은 9월까지 수익이 작년 동기간 대비 10%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미국 씨티그룹은 9월까지 수익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 줄어들 정도로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여기에 최근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씨티은행에 대해서도 장기외화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모기업인 미국 씨티그룹의 등급하향 조정에 따라 한국 자회사 지원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이 고액배당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씨티은행은 수수료 문제를 놓고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씨티은행은 ‘참 좋은 수수료 제로통장’을 출시했다. 이는 ATM 수수료를 비롯해 온라인뱅킹, 자기앞수표발행, 통장 재발행까지 모든 수수료가 면제되고 급여이체시에는 고금리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그 안을 살펴보면 면제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금여이체 △평균 잔액 90만원 이상 △예금에 연결된 현금카드 이용해 당행 ATM 월 2회 이상 출금 또는 이체 △인터넷·모바일 뱅킹 통해 월 2회 이상 이체 △예금통장 자동이체 실적 월3회 이상 △당행 신용카드 결제계좌 지정 등 6가지 조건 중 하나 이상 만족해야 한다. 결국 또다른 변종영업이라는 지적이다.
외국계 은행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은 선진금융이라는 명목하에 들어왔지만 그 동안 행보는 자칫 ‘한국인을 봉으로 여긴다’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었다.
한 금융전문가는 “최근 유럽 재정위기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변수로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선진금융의 모습을 보여야지 ‘알맹이만 빼먹자’는 식의 행태는 결국 고객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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