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수백억대 10대갑부 양산하는 한국의 재벌들
GS그룹.한미약품, “합법증여 문제없다” 국민반감 사
이완재
puryeon@naver.com | 2013-08-30 15:15:50
최근 ‘재벌닷컴’은 국내 20대 기업들의 주식증여 현황을 발표했다. 이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기업은 LG그룹에서 분사한 GS그룹의 GS에너지와 제약업계 큰손 중 하나인 한미약품이다. 특히 이 두 기업은 10세 안팎의 어린 손자들에게 많게는 445억까지 수십, 수백억대의 주식을 증여해 이목을 끌었다.
GS그룹의 계열사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 허석홍(12)군은 445억을 소유해 주식부자 1위에 올랐다. 또 동생 허정홍(9)군이 180억의 주식을 소유, 2위 자리에 올랐다. 이 두 아이들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3세 때부터 몇 년간에 걸쳐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미 일부 계열사의 1대주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손주 7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5~10살까지의 어린 손자손녀에게 평균 95억대의 주식을 증여해 갑부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놨다. 한미약품의 경우 일반 대기업의 매출순위에는 훨씬 못미치나 임 회장이 가족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도 부인과 자녀, 손주 등에 290억여원의 지분을 증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이 두 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재벌기업에서 경제적 능력이나 경영자로서 상황판단이 불가한 10대 미만의 아이들에게 주식증여를 통한 거액의 부의 세습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큰 문제는 이들을 바라보는 해당기업의 태도다. GS그룹과 한미약품 측 관계자는 본지의 관련 취재에 “합법적으로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불법이 아니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으로 일관, 국민적 정서와 동떨어진 모습으로 씁쓸함을 주었다.
재벌은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막강 경제집단으로 순기능적 측면도 많지만, 어두운 측면 또한 상존한다. 과거 근대화가 한참이던 경제부흥 초기에 문어발식 확장과 독재경영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한 것도 이들 재벌이다.
여러 이유로 대체로 우리 국민들이 재벌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민주화가 어느 정도 정착 유지되고,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지금에도 재벌을 보는 국민들의 반감정서는 여전하다. 거의 예외없이 소수에 의한 이른바 족벌경영과 부의 세습이 재벌집단에서는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 어지간한 재벌의 오너 일가는 죄다 해외 조세포탈 지역에 거액의 재산을 숨겨놓고 있다. 친인척으로 얽힌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도 여전하다.
자본에 규제를 달지 않으면 사실상 정치권력과의 야합을 통해 거액의 돈이 해외로 유출되고, 소수의 재벌 특권층에게만 집중되기 싶다. 결국 다수의 시민에게 돌아가야만 하는 경제적 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결론은 대기업, 재벌들의 노력이다. 재벌들 스스로 개혁하고 투명경영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나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이완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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