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동남亞 수입중단, 광우병 사태 커지나
美 쇠고기 판매량 급감…외식업체 ‘불똥’ 우려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5-04 17:08:23
최근 미국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들 국가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일시 제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미 당국에 이번 광우병 관련 자료와 향후 대처 방안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안전성 검증을 위해 지난달 30일 학계와 소비자단체, 정부 관계자 등 9명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을 미국으로 파견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 시위 등 국민의 기피현상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ㆍ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축우가 발견된 후 미국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 첫 국가가 됐다. 그러나 최대 소비 시장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아시아 다른 곳들의 반응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양 국가는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이며 이들 정부는 국내 쇠고기 산업에 대한 보호주의적 요구와 핵심 외교 관계 사이에 균형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루스만 헤리아완 농업 부장관은 “미국 소가 광우병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미국이 우리에게 확신시켜 주면 그때 이 금지 조치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이 될 수 있고, 일 년이 될 수도 있다”고 그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광우병의 새 케이스는 미국에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것은 캘리포니아에서 한 소에서 발견됐는데, 보건 당국은 지난달 24일 그 동물은 미국의 식량 공급에 어떤 위협도 아니라고 말했다.
광우병은 소들에게 치명적이며 오염된 쇠고기를 먹을 경우 사람에게 치명적인 뇌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미 당국은 죽은 캘리포니아 소는 광우병의 비정형적 균을 가진 것으로, 전염된 소 사료가 아닌 동물의 무작위적인 변이가 원인이란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해 미국 쇠고기 2만 톤을 수입했다.
이어 태국은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다고 태국 축산부가 밝혔다.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축산부는 지난달 27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생후 30개월 이하 가축의 뼈 없는 쇠고기는 광우병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가축 전염병 관련법에 따라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태국 축산부는 말했다.
축산부는 “광우병 예방과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태국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며 절대 위험하지 않다”며 “외국산 쇠고기의 품질과 출처를 조사하고 태국과 외국의 질병 확산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은 광우병이 발견된 국가로부터 쇠고기와 양고기 수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 태국은 미국에서 2900만 바트 (약 10억 원) 규모의 뼈 없는 쇠고기 5만8969㎏를 수입했다. 올 1분기에는 1800만 바트 (약 6억 6000만 원) 규모의 3만7599㎏을 수입했다.
◇ 美 광우병 민관합동조사단, 미국으로 출국
광우병 발생에 따른 미국산 수입 쇠고기 안전성 검증을 위해 우리 정부의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달 30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조사단은 학계와 소비자단체, 정부 관계자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오는 9일까지 열흘 일정으로 미국 현지의 광우병 발생 및 역학 조사 상황 등에 대해 집중 확인할 예정이다.
농장과 도축장, 육가공장 등을 방문해 쇠고기 안전 관리와 사료의 제조 실태 또한 조사한다. 하지만 광우병이 발생한 농장은 해당 농장주의 불허로 사실상 방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영준(수의학과) 서울대 교수는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농식품부 기자간담회에서 “광우병 발생 농장 방문 여부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안심차원에서 광우병 소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 밖에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이들 국가가 광우병 예찰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국가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OIE(국제수역사무국)에서 인정한 광우병위험통제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향후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가축방역협의회에 보고해 평가와 자문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조치 방향도 설정할 방침이다.
◇ 美 쇠고기 기피…외식업계 불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피현상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외식업체들도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이를 적극 알리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광우병 발생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지난달 26일과 27일 홈플러스의 미국산 쇠고기 매출은 전주(19~20일)보다 40% 가량 감소했다. 대신 같은 기간동안 호주산 쇠고기 매출은 10% 늘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26일 미국산 쇠고기 판매량이 전주(19일) 대비 52% 가량 줄어든 반면 호주산 쇠고기 매출은 46%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을 감안해 25일부터 판매를 중지했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체들은 불똥이 튈 수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햄버거는 ‘한우’와 ‘호주 청정우’만 사용한다고 밝히고, 전국 1000여개 매장에 ‘호주 청정우’ 사용 고지물을 부착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전세계 자연환경 중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호주에서 자란 소 중 엄격하게 품질 관리된 소고기만을 엄선해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따른 소비자들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한우와 호주산 청정우만을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 홍보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계 회사인 맥도날드의 경우에도 호주산, 뉴질랜드산 쇠고기만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햄버거에는 원활한 수급 등의 이유로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쇠고기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미국산 쇠고기 이슈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버거킹도 100% 호주산, 뉴질랜드산 청정우를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 진출한 일본계 수제햄버거 모스버거 역시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아웃백, TGI 프라이데이, 베니건스 등도 모두 호주산과 국내산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출에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지난 2008년처럼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가 전체 쇠고기로 확대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靑 “美 쇠고기 검역강화 조치로 충분”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지난달 29일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중단’이나 ‘수입중단’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 상황 등으로 미뤄 검역 강화 조치로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은 “지금 인력과 장비를 풀가동해 검역 비율을 3%에서 30%로 늘렸다가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50%로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광우병 걸린 쇠고기가 우리에게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에서 수입되는 쇠고기가 국민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할 징후가 없다’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만 미국으로 출국한 민관 합동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 변동이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다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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